"건설노사도 타격을 받겠지만 서민들도 파업 때문에 적잖은 손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런 손해는 누가 보상해줄 겁니까."
건설노조의 장기파업과 포스코 본사점거 농성에 따라 지역 경제분위기가 악화하면서 식당과 택시 손님마저 줄어드는 등 파업여파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울산지역 노동계가 현대차 임단협이 타결될 때까지 돈을 안쓰겠다는 '소비파업'을 선언한데 이어 포항지역도 시민들이 파업에 따른 불편으로 바깥출입을 자제하면서 '소비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14일 오후 2시쯤 죽도시장 앞에서 만난 택시운전사 김모(48)씨는 "파업때문에 밖에 나가면 낭패를 당하거나 불편한데 승객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오전 11시 이후 첫 손님을 맞았다."고 투덜댔다. 김 씨는 시위대가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12일부터 손님이 표나게 줄었다고 말했다.
북부해수욕장 근처 한 횟집 주인도 "외지 피서객들이 서서히 몰려들때지만 '포항은 난장판'이라는 소문이 퍼져 손님이 안보인다."고 울상을 지었다.
또 포스코 직원 등 공단 근로자들을 주고객으로 영업하는 해도동의 한 식당주인도 "포스코 직원들이 '노조원들에게 검문받기 싫다'며 회사 밖으로 나오지 않는 통에 손님이 평소의 4분의1에도 못미친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다른 기업체 직원들도 파업대열로 인한 교통체증을 우려해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식당업계 고충은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다.
포항시도 이미지 추락과 이번 사태가 도시경쟁력에 미치는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글로벌 기업 포스코 본사가 시위대에 점거당해 업무가 마비됐다는 소식이 외신을 타고 번지는 판에 포항에 투자하겠다고 나설 국내외 자본가가 있겠느냐"며 "눈에 보이지 않는 손해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처럼 건설노조 파업으로 지역 사정이 악화되자 포항향토청년회와 포항시새마을회 등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휴가철을 맞아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지역경제를 마비시키는 행위는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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