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11 전당대회' 후유증이 가라앉기는 커녕 심화될 위기에 빠졌다.
강재섭(姜在涉) 대표와 이 최고위원이 전대기간에 불거진 감정의 앙금을 훌훌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게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대과정의 '색깔론' 시비에 반발해 전남 순천 선암사에 닷새째 칩거중인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심각하게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져 자칫 당내 갈등과 반목이 치유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 최고위원은 15일 지리산 산행중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수구보수로는 '우파대연합'을 이룰 수 없다. 내가 수구보수 지도부에 있으면 우파대연합을 이룰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대를 통해 구성된 지도부를 '수구보수'로 규정하고 자리를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셈. '색깔론' 시비의 직접적인 표적이 된 감정의 응어리가 채 여과되지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최고위원의 입장은 당원들이 직접 뽑아준 최고위원직을 '반납'하겠다는 극약처방 불사의 승부수로 요약된다.
만일 그의 사퇴가 이뤄진다면 당에 미치는 충격파는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전대결과 '불복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최고위원단이 출발선부터 삐걱댈 것이 뻔해 보인다.
이렇게 되면 10년만의 정권탈환을 내세우고 단합, 단결해도 모자라는 판에 '적전분열'의 혼란상을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은 현실로 성큼 다가설 공산이 커보인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일정기간의 혼돈상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이 최고위원이 사퇴를 한다면 이는 내년 대선을 위해 뛰고있는 당내 대권주자 경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전대기간 불거진 '박근혜(朴槿惠)-이명박(李明博) 대리전' 논란은 두 대권주자진영간 백병전으로 순식간에 발전할 가능성을 우선 점쳐볼 수 있다.
당의 관계자는 "두 대권주자가 전대기간에는 서로 드러내놓지 않고 막후에서 움직이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공공연하게 편을 갈라 노골적인 세대결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 최고위원 사퇴를 기점으로 탐색전은 끝나고 당내 파워게임이 '친박(親朴.친박근혜)-친이(親李.친이명박)'를 중심으로 한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
이 최고위원이 구상중인 이른바 '우파대연합론'은 이런 맥락에서 두 진영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민감한 문제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 최고위원이 '백의종군'이라는 명분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당의 외연넓히기의 '주역'을 자처하고 나선다면 난감한 쪽은 '친박 진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전대로 인해 당권장악에 실패한 이명박 진영이 이 최고위원의 '범우파결속' 프로젝트를 전면 지원해 범우파 진영의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을 가속화하는 시나리오를 친박 진영은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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