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 보며 무더위 '싹!'

"연극보며 더위 날려요."

여름은 공연계에서는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연극만은 예외다. 더위를 기다렸다는 듯 풍성한 잔치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여름 연극 공연의 매력은 관객과 만나는 무대가 다양하다는 것. 계곡과 바다 등 무대를 한정하지 않는다. 또 독특한 테마공연도 볼거리. 연극은 무더위를 날릴 청량제로도 손색이 없다.

△밀양여름공연축제=21일부터 8월1일. 밀양연극촌(밀양시 부북면 가산리)내 숲의 극장, 우리동네극장, 스튜디오극장, 창고극장, 연극실험실 등 5개 극장과 야외가설무대, 연극도서관 등에서 모두 37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올해는 '21세기, 젊은 연출가들의 도전과 탐험'을 축제의 주제로 정해 젊은 연극인들의 교류와 만남에 무게 중심을 뒀다. 젊은 연출가전에는 주목받는 국내외의 젊은 연출가들이 13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또한 20주년을 맞는 연희단거리패의 고정레퍼토리를 축제기간동안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이윤택 씨가 독일 출신 극작가인 브레히트의 대표작을 처음으로 연출해 눈길을 끌고 있는 개막작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비롯해 '오구', '바보각시', '어머니' 등 6편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금상을 받은 지역 극단 한울림의 '도서관 가는길'(정철원 연출.이소연 작)이 경연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055)355-2308

△거창국제연극제=28일~8월 16일. 무대가 자연공간이라는 점은 매력이다. 피서지로 각광받는 수승대 계곡의 거북바위와 옛 서원, 대나무 숲, 고목나무 아래서 세계 각국의 극단들이 준비한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는 '내안의 열정, 세상을 담아오다.'를 주제로 내외 10개국 47개팀이 참가한다. 프랑스와 루마니아·러시아·일본·세르비아 등에서 5편을 출품했으며, 독일·에콰도르·벨로루시·우크라이나 등 4개국 연극팀은 기획공연을 한다. 국내서는 20편이 공식초청됐으며, 18편이 경연에 참가한다. 참가작품은 축제기간에 모두 208회 공연된다.

작품들은 가족극을 중심으로 실험극, 마당극, 뮤지컬, 발레, 전 통예술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한 형태로 작품간 경계를 넘나들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마저 사라져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 로 보인다. 또 세계 초연 제작발표회와 학술세미나, 어린이·청소년 연극아카데미, 무대디자인 응모전, 오카리나 만들기, 천연물감들이기 등 부대행사와 각종 체험행사도 마련돼 축제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055)943-4152

△포항바다국제연극제=22~30일. '문화가 살아 쉼쉬는 바다'를 주제로 모두 25개 작품이 포항 환호동 해맞이 공원 내 2개 야외무대와 중앙상가 연극전용 극장에서 펼쳐진다.

바닷바람과 어우러지는 연극제는 일본 극단 사꾸라젠센의 '자주빛 구름 넘어'로 축제의 문을 열고 극단 은하의 '산씻김' 공연을 끝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극단 성좌가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날 보러 와요'를 공연하는 것을 비롯해 연희단거리패의 뮤지컬 '천국과 지옥', 한성디지털 컴퍼니의 '허생전', 극단 춘추의 '막차탄 동기동창' 등이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또 2005년 전국연극제 대상을 수상한 극단 울산의 '귀신고래회유해면'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 해외초청 공연, 그리고 풍물단 등 8개 지역예술공연단체가 참가해 축제의 분위기를 돋운다. 대구지역에서는 지난해 초연돼 호평을 받은 극단 대경사람들이 마임이스트로 활동중인 이정훈 씨의 1인극인 '아낀따라'를 선보인다. 054)283-1152

△호러연극제=28일부터 8월 6일. 무더위를 잊는데는 공포물이 최고. 호러연극제는 이점을 노렸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맞볼 수 있는 연극축제다. 올해는 도심 내 소극장에서 뛰쳐 나와 대구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주무대로 삼았다. 야외공연장과 천막극장, 특설무대를 설치해 자연을 또 하나의 공포 소재로 활용했다.

극단 예전을 비롯해 마카, 대구무대, 고도, 온누리, 이송희레퍼터리 등 지역 극단이 등골 오싹한 작품들을 준비했다. 극단 에저또와 중국사자탈춤단이 초청공연을 갖고 호러영화음악회, 호러분장 경연대회, 괴기괴담경연대회, 호러판토마임쇼 등 흥미를 돋울 다양한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 053)606-6334.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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