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강원, 경기 등 중부지방에 최고 500㎜가 넘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져 수십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16일 서울, 강원, 경기 등 중부지방에 최고 280㎜에 달하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져 수십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사태나 침수.유실로 영동고속도로와 강원도내 주요 도로 대부분에서 차량 운행이 통제돼 교통대란이 벌어졌고, 폭우로 고립되거나 긴급 대피한 주민들은 전기와 전화, 식수가 끊겨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또 남한강, 임진강, 한탄강 등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강원, 경기 일대의 주요 하천에서 범람 위기가 고조돼 1만여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정부는 2004년 9월 국가위기경보 시스템 구축 이후 처음으로 '경계' 경보를 서울, 인천, 경기, 강원지역에 발령했으며, 나머지 지역에는 주의 경보를 내렸다.
이처럼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온 장마전선은 17일까지 강원과 경기 지역에 60~120㎜의 비를 더 뿌린 뒤 충청과 영.호남 지역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 우려가 가셔지지 않고 있다.
◇사망.실종 잇따라 = 이틀째 쏟아진 집중호우로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16일 오후 3시 현재 전국에서 사망 12명, 실종 25명 등 모두 37명(연합뉴스 자체 집계. 소방방재청 집계 3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강원지역에서만 인제, 평창, 영월, 횡성 등에서 사망 11명, 실종 21명 등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타격이 가장 컸다.
피해자 대부분은 무방비 상태에서 산사태로 매몰되거나 불어난 계곡물에 실종된 경우이며, 고령의 농민들이 농경지 유실을 막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잇따라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6일 오전 6시께 영월군 북면 마차2리 허모(53)씨의 집 뒷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흙더미가 집을 덮쳐 잠을 자던 허씨와 부인 염모(47)씨 2명이 매몰돼 숨졌다.
오전 10시께는 인제군 북면 한계3리 민박촌에서 폭우로 계곡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고립됐던 이모(78)씨 등 주민 5명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기지역에서도 오전 7시께 가평군 설악면 엄수리 김모(60.여)씨의 2층 집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김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등 사망 1명, 실종 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곳곳 도로 끊겨 '교통대란' = 이틀째 폭우가 쏟아진 강원지역에서는 영동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3곳, 국도 26곳, 지방도 28곳 등 모두 57곳의 도로가 두절되는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영동고속도로와 미시령, 한계령, 진부령 등 강원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대부분이 전면 통제되면서, 제헌절 연휴를 맞아 동해안으로 떠났던 피서객들의 발이 꽁꽁 묶였다.
정선역과 아우라지역을 잇는 정선선 15㎞ 구간은 15일 오후 정선군 남평리 인근 정선역~나전역 구간 철로 100여m가 침수된 이후 전면 운행 중단됐으며, 영동선도 밤 10시 이후 운행이 잠정 중단될 예정이다.
경기지역에서도 양평, 연천, 여주, 동두천, 안산, 화성, 오산 등의 주요 국도와 지방도, 시군도 등 12개 도로가 침수 또는 산사태로 통제됐다.
서울도 시내 도로 곳곳이 침수돼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서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 총 19곳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일부 구간이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충북지역의 경우 단양군 영춘면과 가곡면 일대 국도 59호선과 지방도 532호선, 522호선, 595호선 등이 침수 등으로 통제되고 있고,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의 차량 통행이 오후 들어 전면 통제됐다.
◇주민 1만여명 대피.고립 = 16일 영월지역 동강과 서강이 범람 위기에 처하자, 영월읍 영흥, 하송, 덕포리 등 저지대 주민 8천여명이 인근 학교 등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인제군 한계리 2리와 3리 주민 180여명은 불어난 강물에 고립됐으며, 설악산 장수대와 옥녀탕 부근에서 등산객 120여명이 고립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설악산 일대 관광객 610명과 주민 200명 등 800여명도 44번 국도 양양~오색 구간 침수피해로 교통이 두절된 채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
주택 침수도 잇따라 강원지역에서만 가옥 1천220채가 침수됐고, 강릉, 횡성, 평창, 철원, 양구, 양양 등 11개 시.군의 948가구, 2천378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이날 새벽 영등포구 양평2동 안양천 둑 일부가 유실되면서 지상으로 많은 물이 흘러들어, 이 일대 저지대 주택과 공장들이 침수되고 수백명의 주민들이 인근 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집중호우로 여러 곳에서 전기와 전화, 통신시설이 끊겨 물난리를 겪은 이재민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인제와 평창 등 4개 시.군에서는 상수도가 침수 또는 유실돼 4만8천여명의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인제, 평창 등에서는 산사태와 도로 유실로 정전 사고가 발생, 2만8천여가구가 어둠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5천여가구는 유선전화마저 불통돼 외부와 철저히 고립됐다.
◇중부권 하천 범람 '비상' = 집중 호우는 남한강, 한탄강, 임진강, 영월 동강 등 중부권 주요 하천이 범람 위기에 처하는 비상 사태까지 불러왔다.
오후 2시 현재 영월군 영월읍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 수위가 11.09m로 위험수위 9m를 2m 가량 넘어서면서 대규모 범람위기가 고조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남한강 여주대교의 경우 상류 충주댐이 오전 8시부터 초당 방류량을 5천t으로 늘리면서 수위가 오후 3시 현재 9.11m로 위험수위인 9.5m에 육박했다.
연천군 전곡읍 한탄강 일대 수위도 오후 2시께 8.8m까지 상승했다가 오후 5시가 지나면서 7.16m로 낮아졌다.
오후 늦게 빗줄기가 다소 잦아지면서 하천 범람 위기는 다소 해소됐으나, 17일까지 서울과 경기, 강원 중북부지역에 60~1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강원 남부, 충청, 영·호남지역에 80∼160mm(많은 곳 250mm 이상)의 강우량이 예상돼 비 피해가 남부지방으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30분을 기해 대전과 충남 서해안·내륙지역, 충북 청주·청원·보은·옥천·영동의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대치 발령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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