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대표, 당직개편 '고심'…18일 발표 예정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당직개편에 고심하고 있다. 각 계파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면서 지역별 안배까지 고려한 '깔끔한' 인선 방향을 잡아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 대표에 오른지 일주일 뒤인 18일쯤에야 당직개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선 가급적 중도·개혁파를 중용한다는 기본원칙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재오 최고위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이 최고위원측 인사를 대거 기용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좌표 수정이 있을 전망이다.

강 대표는 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지역적으로 치우쳐 있는 현상은 보완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측근들로부터 "경선 후유증의 근본원인을 이 최고위원측이 제공한 만큼 후유증 책임을 전적으로 강 대표 혼자 짊어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당직개편에도 이같은 주장이 일정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강 대표는 측근 기용을 하지 않겠다던 당초 입장을 수정해 일부 중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조(구미갑) 의원을 김형오 신임 원내대표에게 수석 원내부대표에 부탁할 뜻을 접고,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내정하려는 것 등이 이를 방증한다. 또 지역 안배를 위해 인천 출신 황우여 의원의 사무총장 카드를 고려하고 있고, 전대이후 당 화합 차원에서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이규택 의원을 여의도연구소장에 내정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는 강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수석 부대표로 손발을 맞춘 임태희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강 대표를 지지했던 박종근(대구 달서갑) 대구시당 위원장은 17일 "대선 주자 대리전은 저쪽(이 최고위원측)에서 먼저 실행했고 우리는 그 위기감에 대한 대응책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며 "최고득표를 얻어 당 대표에 올랐으면 자신을 지지해 준 대의원들의 뜻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최고위원이 '보수' 일색으로 채워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보수 일색으로 지도부가 구성됐다'는 비판은 개혁이란 용어로 아름답게 포장된 또다른 색깔론에 불과하다."며 "왜 이같은 '역 색깔론'에 대해서는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