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안보리결의 거부·강경입장 재확인

북한 외무성은 16일 성명을 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해 거부와 자위적 전쟁억제력 강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성명은 결의문 채택 후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나왔으며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발표한 성명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보리 결의와 관련해 성명이 밝힌 북한의 입장은 크게 두가지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산물인 유엔 안보리 결의 배격 ▲미국의 적대행위 속 자위적 전쟁억제력강화이다.

이 같은 입장은 미국과 유엔의 제재조치에 맞서 강경노선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6자회담의 전도가 불투명해지는 데다 한반도 안보상황도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것은 '정상적 군사훈련'인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며,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핵 억제력을 포함 전반적인 군사력 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외무성은 특히 이날 '성명'이라는 가장 격이 높은 형식을 빌었으며 두 가지 입장을 '위임에 따라'라고 밝힘으로써 이것이 북한 정부의 공식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성명은 이에 더해 "(대북) 압력을 가하려든다면 보다 강경한 물리적 행동조치를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우리는 선군정치를 받들고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를 우리 식대로 굳건히 키켜나갈 것"이라고 강조, 강경 입장을 취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성명은 또 미국이 북.미 간 문제를 '북한 대 유엔'의 문제로 만들고 국제사회의대북 공조를 추구하고 있다며 "유엔은 물론 그 누구도 우리를 지켜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유엔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는 동시에 북한을 반대하는 국제적 연합 형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성명은 나아가 "미국의 승인만 받으면 미사일을 쏘든 핵 시험을 하든 묵인되고 유엔에 상정조차 되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며 국제사회의 이중기준을 비판했다.

또 "우리의 진심과 성의있는 노력을 희롱할 대로 희롱한 미국이 이제 와서 우리가 6자회담에 나오면 징벌하지 않고 나오지 않으면 징벌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파렴치한 궤변"이라고 비난해 6자회담에도 불신을 표했다.

이는 미국의 태도변화 여하에 따라 대화 재개를 고려해보겠다며 '복귀 여지'를 남겨두던 기존 입장과 다른 점이다.

북한은 결국 미국에 휘둘리는 유엔 및 6자회담과 대화 가능성을 닫고 대북 적대행위에 물리력으로 대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재천명한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성명을 통해 기존의 강경 입장을 다시 한 번 정리했다"며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카드를 '위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그러나 "북한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 후 중국과 러시아가 가세한 제재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서 "당분간 냉각기를 통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과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