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나라 홍수 조절 능력은?

강원과 경기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해 중부권 주요 하천들이 범람위기에 처한 가운데 우리 나라의 홍수조절 능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기상 이변에 의한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소양강댐과 충주댐 등 15개의 다목적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북댐 등 3개 댐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당초 15개 다목적댐의 설계시 홍수조절 수량은 총 24억 6천800만t이었지만 기상이변에 의한 집중호우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하천 정비사업 등을 통해 홍수조절수량을 52억t까지 높였다.

즉 전국에 52억t의 '물폭탄'이 내려도 댐의 수량 조절을 통해 홍수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건교부는 한강의 유입 수량이 3만 7천t/초에 달할 경우 한강이 범람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2만 6천500t/초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범람 위험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고 있는 경기와 강원 지역을 지나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상황을 봤을 때 북한강은 상대적으로 댐 설비가 잘 갖춰졌지만 남한강은 수량조절이 가능한 다목적댐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우선 북한강을 보면 소양강댐과 평화의 댐, 화천댐 등 용량이 큰 댐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아직까지는 홍수 피해 우려가 크지 않다.

총저수량이 29억t인 소양강댐은 홍수에 대비해 7.7억t의 물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으며, 아직까지는 댐 저수율이 70%를 기록해 방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천댐도 다목적댐이 아닌 수력발전댐이지만 용량이 10억t가량으로 커 수위 조절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 영월과 단양 지역 등 남한강 상류 지역에는 곳곳에 범람 위험이 제기되는 등 피해가 집중되고 있어 치수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남한강 유역은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다목적댐은 충주댐이 유일해 유량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90년대 충주댐 상류 동강 인근에 영월댐을 건설하려 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돼 남한강의 홍수 조절 능력은 충주댐에 거의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충주댐에는 2만 2천t/초의 빗물이 유입되고 있으며, 오전까지 5천t/초를 방류하다 오후 4시를 기해 7천t/초로 방류량을 늘렸다.

앞으로도 충주댐 상류에서 내려오는 빗물은 갈수록 불어날 수밖에 없어 충주댐이 감당할 수 있는 유량은 점차 줄고 상대적으로 하류로 방류되는 양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건교부는 내일까지 집중호우가 계속된다면 충주댐 수위는 홍수에 대비해 최대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계획홍수위(145m)에 육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빗물이 충주댐의 한계 용량을 넘겨 충주댐의 기능이 상실된다면 한강에 유입되는 빗물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서울도 홍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건교부는 아직까지는 서울을 지나는 한강물이 범람할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충주댐 수위가 계획홍수위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여전히 2m50㎝의 여유가 있다."며 "아직은 한강 수위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고 장마구름이 남하하고 있어 위기상황을 넘기고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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