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 추이가 심상찮다. 벌써 닷새 째인데도 오히려 악화 기미까지 엿보인다. 노사는 박승호 포항시장 중재로 지난 16일 새벽까지 마라톤 면담을 가졌으나 그야말로 면담에 그쳤다고 했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현장을 찾고 단병호 국회의원이 파업지도부를 만났다지만 성과가 있다는 소식은 없다. 반면 갈등은 사회 저변으로까지 확산돼, 16일 낮 노동계가 포항 시내에서 '승리결의대회'를 열 때 시민단체들은 포스코 본사에서 노조 규탄 대회를 개최했다. 노동계는 앞으로도 매일 파업 지지대회를 열 뿐 아니라 19일의 영남노동자대회, 25일의 전국노동자대회 등도 포항에서 열겠다고 했다. 반대로 포항시민들은 18일 정상화 촉구 시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경찰은 이제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며 지난 16일을 데드라인이라 천명했다. 17일 이후엔 대화가 아니라 강제력을 통한 점거사태 해소를 시도하겠다는 얘기이다. 그 의지 때문인 듯, 16일 밤과 17일 새벽 사이에 경찰의 점거장 진입이 추가로 시도됐으며, 17일 0시부터는 농성장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고 앞으로는 전기도 끊겠다고 했다. 상황이 매우 나쁘다. 이제까지의 일을 두고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계제조차 못된다. 물질적 손실을 따져 볼 여유는 더더욱 없다. 이미 적잖게 발생한 인명 피해가 앞으로 폭증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관계된 당사자 모두의 절제력 회복이 무엇보다 화급하다. 노사분규는 한쪽을 죽여야 다른 쪽이 살 수 있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서로 살리는 윈윈 게임까지는 못하더라도, 외통수에 빠지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단 한번에 모든 걸 해결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교섭은 내년에도 할 수 있지만, 목숨은 한번 가면 되돌릴 수 없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당사자들의 절제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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