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인 심장 장애를 딛고 정상을 달리고 있는 미국의 한 소녀 골퍼가 대수술을 앞두고 산소호흡기를 착용한채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에 잇따라 출전키로 해 스포츠팬들의 적지않은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6일(이하 현지시간)자 스포츠 섹션에서 '챔피언의 심장'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아마추어 여자골프 14세부문 수위를 달리고 있는 맥킨지 클라인의 스토리를 상세하게 실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해안가에 살고 있는 클라인은 선천적 장애 탓에 2살이 될때까지 2차례나 가슴을 여는 대수술을 실시해야 했고 지금도 온 몸에 피를 공급하는 2개의 심실 가운데 하나가 없다.
때문에 클라인은 평지에서 호흡을 하더라도 혈중 산소량이 크게 적어 일반인이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호흡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
불면 꺼질듯한 심장을 가진 클라인은 달릴 수도, 수영할 수도 없었다. 딸이 남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것을 꿈꾸지도 못했던 클라인의 부모는 클라인이 여섯살 되던 해의 어느날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골프를 떠올린뒤 플라스틱 장난감 골프채를 사줬다.
몇차례 스윙을 해보고 깔깔 대며 웃는 클라인을 부모는 무작정 동네 골프장인 엔시니타스코스로 데려갔고 어린이들을 지도해 본 적도 없던 존 메이슨 헤드프로는 한눈에 클라인이 예외적인 아이임을 느끼고는 지도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10살때 캘리포니아주니어여자선수권대회를 석권하며 처음 우승컵을 안은 클라인은 이후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현재 14세 부문 미국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6개월전부터 코스 전장(全長)이 길어지고 몸도 커진 반면 호흡은 짧아지면서 9홀만 끝내고도 클라인은 기진맥진해졌고 18홀이 다 끝났을 때에는 어지러워 손이 풀려 울음을 터뜨려야 했다.
의료진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지 못했고 결국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심혈관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카데터 수술을 권유했다.
부모는 승낙했지만 클라인은 이번주 열리는 '미국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노스캐롤라이나 샬럿, 카멜골프장, 17~22일)'와 다음달의 '미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겠느냐고 호소했다.
클라인은 "수술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꿈을 이룰 기회가 지금 눈앞에 있었고 꼭 잡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는 첫날과 둘째날 스트로크 플레이로 64강을 가리고 사흘째에 64강전과 32강전 토너먼트를, 나흘째에 16강전과 8강전 토너먼트, 닷새째 준결승을 치른뒤 마지막날 36홀 결승전을 치르는 등 6일간 9라운드를 소화해야 하는 등 강철 체력을 요구하는 대회다.
결국 미국골프협회는 클라인의 몸상태를 감안, 골프 카트와 함께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사용해 2개의 메이저대회를 뛸 수 있도록 허락했다.
17일부터 호스를 통해 코로 산소를 공급할 산소호흡기를 끼고 병원 복도를 걷듯 골프장 페어웨이를 누벼야 하는 클라인을 보조할 캐디 몽고메리(45)씨는 "클라인은 골프를 하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녀를 발견한 골프가 행운이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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