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루한 대치…포항은 전쟁터(?)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가 닷새째 계속되면서 17일 해당 건물은 물론 포항시내가 소형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전날 오후 늦게 경찰이 진압을 시도하자 쇠 파이프를 사용해 자체적으로 만든 화염 방사 장비와 뜨거운 물을 퍼붓는 등 화공(火攻)과 수공(水功) 작전을 번갈아 하며 진입 경찰을 막아 냈다.

또 이날 오전 건물에 대한 단수 조치가 취해지자 하루 종일 건물 안에 있던 음식물 쓰레기 등 오물과 쇠 파이프 등을 밖으로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다.

일부는 단수 조치로 인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인분을 내던지기도 했다.

이날 단수 조치는 전날 오후 경찰이 건물 5층에 대한 진입을 시도할 당시 있었던 노조원들의 수공을 막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낮에는 노조원들의 가족 400여명이 포스코 본사 앞을 지나는 31번 국도에서 "도시락을 전달하게 해달라"며 도로를 점거해 교통이 전면 마비되면서 이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노조원들의 공격(?)에 맞서 경찰은 "지금 해산하면 최대한 선처를 하겠다", "건물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 것은 불법이다"는 등의 구내 방송을 통해 자진 해산을 위한 심리전을 펴고 있다.

이 밖에도 전날 오후에는 포항 형산로터리 주변에서 '노동탄압 규탄대회'를 열던 노조원들과 경찰이 투석전 등을 벌이면서 충돌해, 노동자 1명이 중태에 빠졌고 노동자와 경찰 등 수십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점거농성이 지속되면서 건강 상의 이유 등을 들어 농성 대열을 이탈하는 노조원의 수가 크게 늘어나 17일 하루에만 200명 가까운 인력이 건물을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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