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직을 맡은 지역 출신 의원들이 남모를 고민에 빠져 있다. 전당대회 앙금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강재섭 대표 계보로 분류돼 일부 의원들로부터 경원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조(구미갑) 의원은 최근 전략기획본부장에 임명됐다. 이 부서는 당이 대대적인 정치 혁신을 꾀한다며 야심차게 출범시킨 조직이다. 중앙당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고 인사권도 일부 사용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사무총장과 비슷하다. 당내 모든 정보가 모이고 별도의 기획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사무총장 보다 나은 자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자리가 김 의원에게 부담스럽다. 친강(親姜·친 강재섭) 이미지가 강해 언제 이재오 최고위원 측 화살이 날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원칙에 충실하고 정도를 지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최우선 과제는 화합"이라며 "물리적 화합 단계에 머물러 있는 당을 유기적 화합 단계로 만드는 데 전략기획본부의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명규(대구 북갑) 신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김 본부장과 같은 고민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강 대표를 적극 지지했던 만큼 전대 후유증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백의종군 하겠다.'며 당직을 적극 고사한 그였지만 최경환 유승민 의원의 강력한 권유로 강 대표와 일을 같이 하게 됐다. 하지만 당직에 임명되고는 줄곧 대구를 찾아 지역구 활동에만 전념하는 등 서울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최대한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며 "업무에 있어서는 저쪽(이재오 측)에서 아무 소리 못할 만큼 똑소리나게 해서 영남권 인사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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