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에서 8일째 점거농성중인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이 20일 오후 경찰에 '자진해산' 의사를 밝혀 와 한때 사태 해결의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노조지도부가 돌연 '농성 고수'쪽으로 입장을 바꿔 결국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경찰은 노조측의 '자진해산' 통보에 따라 오후 8시30분께 노조가 장악하고 있던 본사 건물 5층으로 올라가려 했으나, 5층 노조원들이 갑자기 바리케이드를 다시 쌓으며 완강한 저항의사를 보여 진입에 실패했다.
건물 5층에 있던 노조원들은 경찰이 들어오려 하자 "노조 지도부와의 약속을 어겼다"며 일부 철거했던 바리케이드를 다시 쌓고 경찰의 진입을 저지했다.
앞서 노조측은 오후 7시30분께 구체적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경찰의 '선처약속'을 믿고 자진해산을 결정했으나 1시간30분 뒤인 오후 9시께 갑자기 농성을 계속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노조측은 본사 건물 주변에서 취재중이던 일부 기자들의 휴대전화로 '경찰이 농성지도부와의 약속을 파기해 다시 투쟁하기로 했다. 내일 오전 경찰의 약속파기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투쟁일정도 밝히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경찰은 그 후에도 "자진해산 하면 최대한 선처하겠다"며 노조원들을 설득했으나 끝까지 노조측이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아 오후 10시께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던 진압부대를 철수시켰다.
농성장을 빠져나온 한 노조원은 "한때 자진해산 분위기로 가는 듯했는데 '경찰이 (자진해산만 하면) 집행부를 귀가시키겠다던 약속을 깼다'는 말이 나돌면서 강경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포스코 본사를 점거했던 건설노조원 가운데 1천여 명이 빠져 나왔으나 아직 잔류 인원이 1천명을 넘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재 포스코 본사 안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은 강.온 두 세력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으며 일부 강성 노조원들은 밖으로 나가려는 노조원을 제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기 농성에다 단전.단수와 음식물 반입 통제로 지친 노조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강제 진압 타이밍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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