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들, 경영컨설팅·인적자원개발에 눈 돌렸다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경영컨설팅 및 인적자원개발에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다. 급격한 기술변화, 기업간 경쟁 심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전략 수립을 위해 경영컨설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근로자의 능력 개발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재교육 및 평생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영컨설팅으로 전략 모색

국내 최대 산업용품 전문유통회사인 책임테크툴(대표 최영수·대구시 중구 인교동)은 지난 3월부터 이달 8일까지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 경영컨설팅을 의뢰,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선 새로운 성장전략을 만들었다.

책임테크툴은 컨설팅이 끝난 지난 14일 '길을 만들어 미래를 개척하는 글로벌 산업용품 전문유통 기업'이라는 비전을 확정하고 전 사원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비전 선포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임직원들은 '혁신비전 선언'을 통해 고객 감동의 가치 혁신, 블루오션 상품 강화, IT의 전략적 활용, 시스템 경영 실현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최영수 대표는 "경영컨설팅이 곧바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앞으로 나아기 위한 길을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대구 성서공단 내 전자부품 포장용 비닐을 생산하는 ㈜반도는 지난 5월부터 대구은행 경제연구소로부터 학습조 구축에 대한 자문과 컨설팅을 받고 있다. 지난 1973년 창업한 이 업체는 흔한 비닐 생산으로는 기업운영에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고 언제 운영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품질경영과 인적자원개발에 눈을 돌리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사무실에 학습공간을 마련하고 사무관리자동화와 품질개선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광옥 대표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근로자 개인의 자기계발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본부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컨설팅을 받고 있는 대구지역 업체는 ㈜반도 등 8개 업체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학습공간 설립, 학습조 도입, 현장훈련 등을 무상으로 지원받는다.

◆근로자 재교육 및 평생교육 주력

지역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재직자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직업훈련 시 인력공백, 훈련시설·장비부족, CEO의 인식부족 등으로 직업 훈련 참여율이 저조한 형편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2004년말 중소기업의 직업훈련 참여율은 8.0%에 불과한 반면 대기업은 77.7% 에 달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본부는 중소기업 CEO, 관리자, 근로자에게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및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유도하기 위한 핵심직무능력향상 훈련과정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1천7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한국표준협회의 '현장사원 변화관리' 과정이 시작됐다. 또 내달부터 11월까지 대구경북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노사관계 바로알기, 영업사원 능력향상, 현장사원 변화관리 등 다양한 핵심직무 능력향상과정이 진행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또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평생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학자금 지원사업을 벌인다. 1학기당 200만 원 한도 내에서 총 800만 원까지 지원된다.

한편 대구경북기계조합은 지난 10일 조합내에 '직업훈련센터'를 설립하고 재직자 직무향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조합 회원사를 비롯한 지역 기계·금속산업체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컴퓨터설계와 사무자동화 과정을 개설해 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식 직무향상훈련을 시키고 있다. 조합은 내달부터 사원직무연수교육과 비즈니스영어회화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종만 한국산업인력공단 대구본부 평생능력개발지원팀장은 "지역 중소기업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적자원개발에 소극적"이라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컨설팅과 근로자의 재교육 및 평생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