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집)파티마병원이 찾은 바탐방…의료봉사 손길 절실

"쏨 쭈이"('도와주세요'라는 의미의 캄보디아 말)

인구 15만 명이 사는 캄보디아 제2의 도시 바탐방. 수도 프놈펜에 이은 캄보디아 최고의 농업도시라는 닉네임에 걸맞지 않게 바탐방의 의료수준은 최악이었다.

진료비가 무료인 도립병원이 하나 있지만 최근 들어 응급실에 산소호흡기를 겨우 갖췄을 정도로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셈이었다. 때문에 중환자들에게는 있으나마 나한 존재. 물론 시내에는 개인병원이 수십여 곳이 있지만 1달러로 하루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진료비가 기본 5달러 이상 내야 하는 그곳은 '그림의 떡'이다.

이곳에서 5년째 머물고 있는 오인돈(41·캄보디아 천주교 바탐방 교구) 신부. 그는 "캄보디아의 많은 사람이 한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의 의료진을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400달러가 채 안 되는 캄보디아 현실에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는 꿈도 못 꿉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무수한 질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요. 에이즈 환자만 10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오 신부는 최근 들어 한국에서 의료봉사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전화로 끝날 뿐, 실제로 선뜻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털어놨다.

"바탐방 경우 지난 1월 원광대 한방 병원팀이 1주일 간 800여 명의 환자를 보고 간 뒤 이번 대구파티마병원 의료봉사단이 두 번째 방문입니다. 앞으로 많은 의료팀들이 와서 이곳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줬으면 합니다."

그는 "50~60년 전 수많은 외국의 선교사와 의료 봉사자들이 찾아와 우리에게 베풀었던 은혜를 이젠 우리가 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곳 사람들은 아프면 일단 통증이 그칠 때까지 그냥 참습니다. 1960년대 우리 부모님 세대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지요. 이젠 우리의 삶이 어느 정도 풍족해 졌기에 그때 그 시절의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며 국경을 넘어 의료봉사를 많이 왔으면 합니다. 병에 관해선 일찍 포기를 배운 이들에게도 행복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실 분, 어디 없나요."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캄보디아 의료봉사 문의처

캄보디아 천주교 바탐방 교구 오인돈 신부 : 855-23-880-139

원불교 바탐방 교당 최지운 교무 : 855-12-668-123

KOICA(한국국제협력단) 박영근 원장 : 855-12-758-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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