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노조 '포스코 점거' 사태 종료…각계 반응

○···21일 포항지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가 인명피해없이 마무리되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최일만 포항 죽도시장번영회장은 "충돌없이 끝나 매우 홀가분하다. 죽도시장의 경기가 파업기간 동안 최악이었는데 조속히 정상화 되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 김진상(48.해도동) 씨는 "사태는 해결됐으나 이번에 포항의 노사가 모두 큰 피해를 입은 것 같다. 근로자들의 주장도 한쪽으로만 몰아 부칠 것이 아니라 귀담아 들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공단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김모(56) 씨는 "이번 사태가 전국에 너무 부각돼 포항에 투자하려는 기업인이 줄지 않을까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포항시와 시민단체들이 빠른 시일내 시민화합의 잔치라도 열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항상의와 사회단체들 등 각계도 "포항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져 아쉬움이 없잖지만 다행"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최영우 포항상의회장은 "포스코는 포항의 자존심"이라면서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도 안되고, 이제 기업인들도 근로자의 입장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항지역발전협의회 이상곤 사무국장은 "포항시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모아져 사태가 잘 마무리된 것 같다."며 "이번에 보여준 성숙된 시민의 힘이 포항 발전을 위해 다시 승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사태추이를 지켜보던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20일 전 직원들에게 '건설노조의 본사 불법점거에 대한 CEO 메시지'라는 제목의 e메일을 보냈다. "무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운을 뗀 이 회장은 "이럴 때 일수록 더 침착하고 냉철하게 대응하자."며 사무실을 빼앗긴 뒤 분개하는 직원들을 달랬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건설노조가 포스코를 협상 상대자로 요구하는 것은 명백히 어긋나고 해서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앞으로도 건설노조와 협상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그동안 참아준 직원들에게는 감사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글을 맺었다.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은 각종 진기록을 쏟아냈다. 먼저 포항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경찰력이 동원됐다. 서울·부산 등 전국에서 81개 중대 8천여명의 전경이 모였고 경찰관까지 합하면 대략 9천여명의 경찰이 포항에서 9일을 보냈다. 이들은 9일을 보내면서 매일 2만7천끼의 식사를 소비, 모두 24만3천개의 도시락을 먹었다. 식비로만 12억여 원이라는 거액이 들어간 셈.

또 이들이 먹은 우유 팩은 한 줄로 쌓으면 3km에 이르고 빵과 생수도 각각 2만개가 넘었다. 때문에 포항 시내 도시락업체들은 뜻밖의 호황에 공장을 완전가동해도 공급이 달려 대구에 도시락을 주문하기도 했다.

포항 최윤채·박정출·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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