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당 지도부 '파열음'…배경에 관심 쏠려

여당 지도부 간 균열 조짐이 감지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책임론으로 불거진 파열음이 재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차기 대선 구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과 연쇄 접촉하며 뒤늦게,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에 적극적인 반대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김근태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이틀 동안 기자들과 세 차례 간담회를 통해 김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 자신을 만나 상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육부총리 내정에 반대하는 당내 의견을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고 수 차례 건의했지만 결국 청와대에 들어가 말도 꺼내지 못했다."며 김 의장을 공격했다. 그는 이어 "김 의장이 몇 번이나 말을 꺼내려 했지만 결국 못했다고 하더라."며 김 의장의 우유부단함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김 의장 측은 "일단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원내대표의) 행동에 대해 김 의장 측 인사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가 자꾸 비대위 비공개회의 내용을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다."고 발끈했다. 특히 "당 지도부가 내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지 밖으로 표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불편해 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지도부 간 마찰을 놓고 예상된 결과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정동영계인 김 원내대표가 김 의장을 내심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김 원내대표가 김 의장에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점이 정 전 의장과 가까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당 복귀설이 유포되고 있는 때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은 탄력을 받고 있다. 우군의 당 복귀로 김 의장과 대립각를 세울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김 의장 등으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대중적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영입해야 한다는 제3후보론을 강하게 설파했다. 대선후보 경선제를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경선제)'로 바꿔 고건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원외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 제3후보론의 요지다. 이같은 주장에는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 전 의장의 조기 당 복귀 노림수도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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