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잠
경북 예천 출생으로 계간 '생각과 느낌'에 목어(木魚)를 발표(1999년)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대수 시인이 시집 '풋잠'을 출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사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에서 터득한 생에 대한 깊은 관조의 시선과 그것을 형상화하는 언어적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는 다분히 불교적이다. 공(空)과 윤회사상에 바탕을 두고 잠시 들렀다 가는 생(生)의 모습을 우리 민족 고유의 리듬과 한(恨)에 실어 유려하고 섬세한 감각으로 노래하고 있다. 명주결 같은 감각의 언어들로 짜여진 아름다운 시구들과 생에 대한 유머러스한 관조의 시선이 단연 임 시인의 시적 특징이라 할 만하다.
도서출판 고요아침. 6천 원.
▨조롱당하다
'휴대폰의 설명서를 읽는다/ 100쪽 넘는 깨알 같은 글씨/ 설명은 설명 이상으로 난해하고/ 나는 자꾸 밖으로 밀려난다/ 이것도 눌러보고 저것도 눌러보고/ 기계 앞에 조롱당한다//….' '현대시학'(1978년)으로 문단에 나온 송진환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조롱당하다'를 만인시인선으로 펴냈다.
시인은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시를 쓰고 있다는 게 소모적일지 모르지만, 시 쓰는 일을 그만 둘 수 없으니 나는 시대 속에서 밀려난 사람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도 "그래도 오늘 또 시를 쓰고, 시집을 묶는다"며 숙명적인 시사랑을 드러낸다. 만인사. 6천 원.
▨순환(循環)
경북 의성 출생으로 '한국수필'과 '현대시조'로 등단한 류인혜 씨가 세 번째 수필집 '순환'을 펴냈다. "위태롭게 문학의 흉내만 내며 수필을 쓴 지 25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류 씨는 "이번에야 말로 글 속에 있는 정신과 문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감상의 거품도 걷어내며 습작기의 열정으로 문학을 표현하려 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수필을 한곳에 모아놓고 보니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이라고 여기기에는 너무 노골적인 개인의 징후일 뿐이라며 자탄한다. 그것을 상쇄하기 위해 제목을 '순환'이라 정하고,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자연에 순응하며 개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장치로 삼고 싶다는 심정도 덧붙인다.
도서출판 선우미디어. 9천 원.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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