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보급 투수' 선동열, 아직도 '134㎞'

배가 불룩 튀어나오고 행동은 굼떠보였지만 '국보급 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의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22일 삼성 PAVV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앞서 특별 이벤트로 펼쳐진 프로야구 25주년 올드스타와 연예인 야구단 한(恨)과의 경기에서 올드스타팀의 선발투수로 나온 선 감독은 최고 134㎞짜리 볼을 뿌려 이날 등판한 양팀 투수를 통틀어 최고구속을 자랑했다.

지난해 대한야구협회 올드스타와 프로야구 올드스타가 맞붙은 경기에서도 최고 140㎞의 빠른 볼을 뿌려 관계자들을 아연실색케 한 선 감독은 이날은 구속은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한 강견을 과시하며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엮어내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선 감독이 불펜에서 몸을 풀자 1루쪽 관중석에는 그를 지켜보기 위해 팬들이 아래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恨의 선수들도 선 감독의 투구를 직접 구경하려고 그라운드를 가로 질러 1루 불펜으로 달려갈 정도였다.

선 감독의 뒤를 이어 2회부터는 사업으로 새 인생을 설계 중인 박철순씨가 바통을 이어 받아 프로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 배터리를 이룬 김경문 두산 감독과 모처럼 호흡을 맞췄다.

가수 김C에게 우월 3루타를 맞고 1실점하긴 했으나 현역 시절 보여줬던 쇼맨십은 여전했다.

3회 마운드에 올라온 최동원 한화 투수코치는 주특기인 낙차 큰 커브를 선보이며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탤렌트 허준호에게는 커브성 아리랑 볼을 연달아 뿌리기도 했다.

두뇌파 투수로 이름을 날린 양상문 전 롯데 감독도 120㎞짜리 비교적 빠른 볼을 과시했고 5회 13-2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내야수 출신 김용희 롯데 코치가 투수로 변신,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기대했던 홈런은 나오지 않았으나 1회 김성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 운영위원이 특유의 오리궁둥이 타법으로 파울 홈런을 날리자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90분간 시간제 경기로 펼쳐진 이날 게임은 프로야구 올드스타의 13-2 완승으로 끝났다. 장효조 이순철, 김일권, 김봉연, 박정태 등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타자답게 시원한 장타를 날리며 박수를 이끌어냈다.

팬들은 뇌리 속에 영원한 스타로 각인된 이들의 멋진 플레이를 오랜만에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각각 현역 시절 비호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던 올드스타들도 모처럼 숨겨뒀던 기량을 펼쳐 보였다.

올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김재박 현대 감독이 멋진 수비를 펼친 공로로 최우수선수에 뽑혀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3루타를 때리고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선보인 김C와 2안타를 때린 김봉연 극동대학교 교수가 각각 미기상과 감투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100만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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