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허 포스코본사 빠르게 원상회복

휴일 잊은 복구...자원봉사도 가세

경북 포항건설노조가 9일 동안 점거하면서 폐허로 변했던 포스코 본사가 빠르게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포스코는 24일부터 직원들이 본사 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항건설노조가 해산한 다음 날인 22일 오후부터 인력을 투입해 청소 등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청소용역 인원 300명과 포스코 내 수목관리 인원 80명이 이날 노조원들이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은 사무실 쓰레기를 치웠으며 직원들도 휴일도 반납한 채 너나없이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 청소와 서류.집기 정리에 나섰다.

23일 청소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회사에 나온 직원들은 9일만에 주인에게 돌아온 사무실을 찾아 분실물 등이 없는지 확인하고 업무준비에 들어가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는 전날 본사 건물 5.6층과 옥상을 제외한 7~12층 사무실에 대한 기본적인 청소를 끝냈으며 이날은 6층과 옥상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청소 첫날 오후에만 5톤트럭 60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으며 건설노조 점거이후 5톤트럭 70대 분량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아직 청소가 끝나지 않아 쓰레기 발생량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자원봉사자들도 지역 경제의 중심인 포스코 본사 정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포항새마을회 소속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23일 오전부터 본사 내 쓰레기 수거와 집기 정리 등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자원봉사자 안정옥(48.여.포항시 용흥동) 씨는 "다시는 포스코 점거와 같은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포스코 본사가 하루빨리 제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를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날 청소용역 150명을 투입해 자원봉사자들과 기본적인 청소를 마무리하고 월요일부터 직원들이 본사 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점거 당시 가장 많은 노조원들이 머물렀고 훼손정도가 심한 5층은 직원들이 실상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당분간 치우지 않기로 했다.

포스코 본사 청소가 거의 끝나가고 있지만 계단은 여전히 악취가 풍기고 있으며 여기저기 파손된 벽면과 사무실 집기 등 상흔(傷痕)은 그대로 남아있다. 청소와 함께 우선적으로 계단 벽면 도색작업이 진행중이며 통신망 등 시설물 보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무실 청소를 빨리 끝내 사무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며 "통신망 등 사무환경이 가능하도록 조치 중이며 부서지거나 파손된 시설물에 대한 보수는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피난민과 같은 생활을 해오다 이렇게 자리에 앉아보니 느낌이 새롭다"면서 "건설노조의 본사 점거로 일도 많이 밀려 앞으로 더욱 바빠지겠지만 내가 일할 자리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한편 포스코는 본사 점거사태가 끝난 다음날인 22일 시내 주요 거리에 '시민 성원에 감사'를 표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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