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설비'라는 간판글자를 '실비'로 착각한 것 같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24일 포항 북부경찰서 형사들은 하루 종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날 새벽 발생한 한 살인사건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
사건 내용은 간단했다. 이날 오전 0시40분쯤 포항 용흥동 한 사무실에서 임모(42·포항 용흥동) 씨가 사무실 내실에서 자고 있던 박모(44·용흥동)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직후 자수한 박 씨는 "술에 취해 막 잠들려 하는데 낯선 사람이 들어와 다짜고짜 '술 내놔라'고 떼를 써 실랑이를 벌이던 중 흉기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임씨는 전혀 모르는 남의 사무실에 들어와 술을 요구했을까? 경찰은 사무실 바깥 간판이 우발적인 살인사건의 단초가 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박씨가 세들어 사는 사무실은 원래 모 설비회사가 사용했는데 이사를 가면서 간판을 그대로 걸어두는 바람에 술에 취한 임씨가 실비술집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
"술이 문제죠. 임 씨나 박 씨 중 한 사람만이라도 취하지 않았더라면 아무 일 없었을텐데....." 한여름밤의 황당한 살인사건에 대해 형사들은 못내 안타까워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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