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 폭우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얘기가 여의도 정가에 나돌고 있다. 수해와 연관된 파문으로 정치적 지지도에 지장을 받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수해 복구 활동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고단한 의원들도 있다는 것.
한나라당 강재섭(대구 서구) 대표는 최근 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친 경기도당 간부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골프 파문으로 당 지지도가 10% 정도 떨어지고, 7·26 재보궐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 지지도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는 대표 당선 이후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강 대표는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골프 파문 진화를 위해 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하는 등 애쓰느라 정작 하고 싶은 재보궐 지원 유세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같은 당 임인배(김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은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한민족통일연구회'(이하 한통연) 주최 몽골 방문이 무산돼 얼굴이 굳어졌다. 한통연은 그가 차기 원내대표에 출마할 경우를 대비해 국회의원들을 관리하는 성격의 모임. 임 의원은 몽골 방문을 무기한 연기하는 대신 유선방송 통신 피해 복구 현장을 시찰하는 등 위원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직원들을 챙겨주지 못해 무안한 의원들도 생겼다. 주성영(대구 동갑) 의원과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은 보좌진들의 해외연수를 위해 자비로 경비까지 마련해뒀으나 폭우로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주 의원은 8월 초 당내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발전연)에서 주최하는 유럽 방문에 보좌진 4명을 동행시키려 했으나 무산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도 보좌진 7명 중 외국 구경을 하지 못한 4명을 외국에 보내려 했으나 '없던 일'로 했다.
당 윤리위원장인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은 24일 골프 파문 당사자들의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긴급 윤리위 회의를 마치고 "사표를 내든지 해야지 정말 못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에게 윤리위 사상 처음으로 제명 조치를 내린 뒤 "다시는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서상기(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21일 강원도 평창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하다가 허리를 삐긋했다. 게다가 23일에는 강재섭 대표의 호출로 성치 않은 몸으로 한강 고수부지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다가 몸살을 앓는 등 덧났다 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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