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자들 월급이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욱일승천하는 중국 경제를 이끄는 13억 중국 인민의 지도자답지않게 후 주석의 월급은 월 3천 위안(36만 원)에 불과했다.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연봉 1억4천여만 원과 비교하거나 월급 이외의 판공비가 엄청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식적인 월급 액수는 상상 이하였다.
중국 공무원들 급여가 많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신화통신은 중국 공무원들의 평균 연봉이 1만5천487위안(186만 원)으로 일반 중국인 평균 연봉 8천 위안(96만 원)의 2배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어쨌든 말단 공무원이든 최고지도자든 간에 중국의 공무원 월급규정에 따르면 중국 공무원들의 월급이 4천 위안을 넘기기는 쉽지 않다. 4천 위안이면 현재 중국 내 대기업 3~4년차가 받을 수 있는 임금이다. 전문직의 경우 1만~2만 위안을 넘게 받는 경우가 흔하다. 중국의 임금 인상율은 직종에 따라 매년 20%가 넘기도 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반영하고 있다.
후 주석이나 원 총리를 비롯한 중국 공무원들의 월급이 이처럼 작은 것은 기초임금과 근속수당이 개혁개방 이후의 경제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무원들의 급여체계는 모든 공무원에게 똑같은 적용되는 기초임금 230위안과 1년에 1위안씩 추가되는 근속수당 및 직급별 호봉, 직무수당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정부는 공무원의 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공무원 8천만 명의 급여를 인상하기로 했다.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공무원 급여가 공무원 부패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 공무원 월급을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국 인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공무원들이 '쥐꼬리월급'만으로 살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지만 그렇다고 월급을 인상한다고 부정부패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중국 인민은 없기 때문이다.
후 주석의 '월급 3천 위안'을 청렴한 공무원의 표상인 양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중국 공무원들에게 월급은 월급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공무원들은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소비지출까지 판공비로 처리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다. 기자가 식당에서 계산할 때마다 '회사 명의로 할까요, 개인 명의로 할까요'라는 말을 수없이 들을 정도로 적잖은 중국 사람들이 가족 외식조차 영수증 처리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고위급 공무원의 경우 판공비가 엄청나다. 국가주석은 매달 최소한 10만 위안 이상은 될 것으로 추측된다. 차관급 이상의 고위 공무원들에게는 100만 위안 이상에 상당하는 54평짜리 주택(베이징 기준)과 35만 위안짜리(4천200만 원) 아우디 승용차 등이 제공된다. 중국 공무원들이 '쥐꼬리 월급'으로도 살 수 있는 비결인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