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 이슬람·아시아人 겨냥 인종 범죄 잇따라

런던 7·7 테러 후 영국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잉글랜드 북부 지방에서 이슬람계 아시아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성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랭커셔주 프레스턴의 거리에서 22일 새벽 파키스탄계 청년인 셰잔 우마르지(20)가 백인과 아시아인 50여 명이 벌인 패싸움 도중 사망했고, 이날 저녁에는 무슬림 택시기사인 모하메드 페르바이즈(41)가 웨스트요크셔주 허더즈필드에서 10대 청소년들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언론들이 24일 전했다. 현지 경찰은 두 사건이 모두 '인종차별주의'와 연관있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핼리팩스 콜센터에서 일하는 우마르지는 패싸움 도중 칼에 찔려 사망했으며, 목격자들은 싸움을 벌인 패거리 중 일부는 야구방망이와 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23일 밤 용의자 8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2명은 살인 혐의, 나머지는 폭력 난동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우마르지는 다른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은 훌륭한 청년이었으나 공교롭게 폭력 현장에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했다. 우마르지는 하루에 다섯 번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독실한 이슬람 청년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그레이엄 가드너 경정은 "어느 시점에서 누가 누구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조사 결과 살인사건과 관련해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랭커셔주에서는 7·7 테러 후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인종차별주의 범죄가 일어나고 있으며, 프레스턴은 지난해 영국에서 가장 많은 333건에 달하는 인종차별주의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한편 세 자녀의 아버지인 택시기사 페르바이즈는 10대 청소년들의 무차별 구타로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 허더즈필드 왕립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16∼19세 청소년 5명을 체포해 수사하고 있으며, 이 사건을 목격한 증인을 찾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팀 포버 경정은 "살해당하는 순간 그는 요금 청구에 응하고 있었고, 그 때 그를 향해 인종차별적 욕설이 퍼부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웨스트요크셔의 다른 지역처럼 이 곳은 인종적 갈등이 없는 곳"이라며 "이 지역 주민들이 이 뉴스에 모두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