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키스탄, 플루토늄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 건설

파키스탄이 매년 핵무기 40~50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중수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 인터넷판이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보고서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파키스탄 펀자브주 쿠사브 지역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기존 원자로 맞은편에 새 원자력 관련 시설이 대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판독됐다고 밝히고 "기존 원자로는 50㎿급인데 비해 새 원자로는 적어도 1천㎿급 이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새 원자로가 수년 내에 완공되면 "1년 중 220일 동안 가동된다고 해도 매년 200㎏ 이상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과 폴 브래넌 연구원은 "새 원자로 건설이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군비경쟁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이 경쟁에는 중국도 끼어들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이 원자로로 인해 3년째 평화회담을 진행하면서 해빙국면에 있는 파키스탄과 인도와의 관계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외교부의 타스님 아슬람 대변인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히 논평할 게 없다."고 밝히면서 자국의 국방정책에 관한 기존의 원칙만 강조했다.

그는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남아시아에서 무기경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파키스탄이 핵보유국임은 누구나 알고 있고 쿠사브의 핵설비 또한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쿠사브 핵설비는 우리가 매년 인도와 교환하고 있는 리스트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앞서 지난 1998년 매년 1월 1일 양국의 핵시설 리스트를 상호 교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인도는 이 원자로가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정부도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 뉴델리의 전략문제 전문가인 브라마 첼라니는 "인도와 마찬가지로 파키스탄도 성장 가도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있고 이 원자로가 발전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런 원자로들는 통상 무기에 사용될 수 없는 저준위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때문에 남아시아의 긴장 확대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도움으로 쿠사브에 50㎿급의 원자로를 건설해 지난 1999년부터 가동해 왔으며, 새 중수로는 2000년 3월에 착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는 플루토늄을 원료로 한 30~35개의 핵탄두를, 파키스탄은 우라늄을 소재로 삼은 30~50개의 핵탄두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파키스탄이 새 중수로를 통해 우라늄 기반의 핵탄두를 플루토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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