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술 앞둔 환자는 봉숭아물 '금물'

첫눈 올 때까지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며 손톱에 물들이던 봉숭아물. 과거 시골에서는 이런 봉숭아물을 들인 여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봉숭아물이 수술을 앞둔 환자나 산모에게는 금물이라고 한다. 또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환자는 수술 전에 매니큐어와 화장을 지우라는 주의사항을 듣게 된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매니큐어에 마취를 방해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마취가 잘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왜 손톱의 매니큐어를 지우라고 하는 것일까?

이는 마취를 할 때 매우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동맥혈 내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지는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마취 전문의의 설명이다.

저산소증이 나타났을 때 나타나는 소견 중의 하나가 손톱이나 발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인데 손톱에 매니큐어나 봉숭아물이 칠해져 있으면 환자의 손·발톱 색깔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도 마찬가지 이치다.

경희의료원 마취통증의학과 권무일 교수는 "매니큐어는 수술 전에 애나멜리무버(일명 아세톤)로 지울 수 있지만 봉숭아물은 지우기가 어렵다"면서 "따라서 수술이 예정돼 있는 환자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봉숭아물을 들이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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