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의 기본은 콘크리트다. 마감재로 사용된 벽지와 대리석 등을 빼고 나면 저층 주택이나 고층 아파트 모두 기초 공사부터 집 내부 벽면까지 거푸집에 부어 놓은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친환경에 미리 눈을 뜬 주택 선진국들은 대체 자재 개발에 사회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콘크리트로 지어지는 구조물들의 생성과 유지, 해체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30% 이상이 소비되고 주거 환경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④ 네덜란드 알펜시 에콜로니아 단지
"콘크리트는 저렴하면서 시공이 간단한 자재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단열과 방음, 자원 재활용 등에 있어서는 뛰어난 대체 자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의 중간에 위치한 알펜 안덴리슨시의 친환경 주거단지인 에콜로니아. 알펜시 주택국의 젝 데 이루 씨는 "에콜로니아는 획일적인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벗어나 자연 친화적이고 에너지 저소비 등의 성능을 가진 목재와 점토 벽돌, 천연 페인트 등 다양한 소재로 지어졌다."고 설명했다.
모두 101가구가 입주해 있는 에콜로니아는 1991년 네덜란드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저소비와 실내 주거 개선, 생태학적 실외 공간 조성 등 9개의 구체적 목표를 갖고 시범적으로 세운 유럽의 대표적 초창기 친환경 주거단지다.
2, 3층의 저층 집합 주택으로 구성된 단지에 들어서면 콘크리트 구조물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대다수 집들의 외벽이 점토 벽돌이나 목재, 유리로 구성돼 있으며 창틀까지도 목재로 된 집들이 상당수다.
"단열성이나 방습, 실내공기 정화 등에 있어 목재나 점토 벽돌이 가진 성능이 콘크리트 보다 우수하다."는 이루 씨는 "기초 바닥재 등의 구조물로 사용되는 콘크리트도 공장에서 미리 제조, 양생된 제품을 가져와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양생 후 반입된 콘크리트의 경우 거푸집을 사용한 현장 양생보다 시공과 비용 부담은 있지만 유기화합물 배출량이 상당히 줄어드는 효과를 갖고 있어 유럽에서는 양생 콘크리트 사용이 보편적이다.
한국 주택과 또다른 차이점은 실외 구조물에 페인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 외벽은 자연 상태의 삼나무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벽돌을 사용하고 있으며 보도 블럭이나 생태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모두 점토 벽돌만을 사용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생산되는 벽돌의 종류는 100여 종. 도심부에 지어지는 10층 이상의 대형 고층 건물의 경우도 페인트 사용 없이 벽돌만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연출한다. 지붕도 목재나 기와를 사용하고, 경량 토양을 이용한 잔디 녹화 등으로 인공미를 최소화하고 있다.
실내의 경우도 내벽과 천정에는 종이섬유 성분의 단열재와 천연 페인트를 사용해 유기화학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자연 환기를 위해 벽면 곳곳에 환기창을 설치해 놓고 있다.
입주민 마틴 래겐씨는 "겨울이나 여름철 실내 쾌적성이 예전에 살던 집보다 뛰어나며 단지내에 산책을 할 수 있는 생태 공원이 있어 좋다."며 "대다수 입주민들이 현 거주지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 자재의 상당 부분이 기존 건축물과 다르지만 주택의 성능은 상당히 뛰어나다.
네덜란드 정부 조사에 따르면 에콜로니아 단지의 라돈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기존 주택에 비해 30% 수준이며 에너지 소비량은 30~40%가 절감됐지만 실내 습도나 난방 효율은 두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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