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범일號 출범 한 달…"안하나 못하나"

대형사업 줄줄이 '제자리'…타 지자체 가로채기 우려

대구시가 추진중인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와 대구테크노폴리스·봉무산업단지·달성2차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대형 사업들과 경제살리기 정책들이 민선 4기 출범 한 달이 지나도 탄력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주춤거리고 있다.

시는 애초 이들 역점사업에 대해 화려한 청사진을 내놓고 추진단, 개발법인 등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대적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현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움직임이 없어 사업의 차질과 함께 성사 여부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가 지난 4월 국내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 추진한 안전산업밸리(SIV) 프로젝트의 경우 출발과는 달리 석달째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안전산업밸리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조해녕 시장이 물러난 뒤 새로 취임한 김범일 시장은 이 프로젝트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중앙정부 실무진 사이에는 "시장이 바뀐 뒤 대구시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고, 적극 지원을 약속했던 열린우리당과 정부도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같은 대구의 지지부진한 틈을 타 부산·경남·강원·충북 등지에서 유사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서, 자칫 타 시도에 뺏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사업의 경우 오랜 입지 논란 끝에 달성군 현풍·유가면으로 결정된 뒤 지난 1월 테크노폴리스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대구시가 강한 추진 의욕을 보였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산업단지 지구지정에만 목을 매달고 있는 상태다.

일반 기업연구소나 업체는 커녕 이미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입주가 결정된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국립대구과학관 외에는 국책기관이나 연구기관 유치 실적이 없는데다 유치된 것처럼 '샴페인'부터 터뜨렸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분원조차 감사원 등 정부의 제동에 걸려 유치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게다가 대구테크노폴리스의 중심축이 될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의 건설 예산마저 올해 국비 확보에 실패, 다시 정부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봉무지방산업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민간투자자 접수 및 선정 과정에서 명확하지 못한 선정 기준 제시 등 대구시의 행정 미숙으로 불붙은 법적 공방이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단지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이 예정보다 한 달 정도 늦어진데다 지난 6월부터 법인 업무를 개시하고도 8월말로 예정된 재판선고 때문에 공식적인 발족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봉무어패럴밸리를 섬유패션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해외패션스쿨 분교마저 예산 확보 실패로 유치 전망이 불투명하게 됐다. 개발법인 관계자는 "법인의 경우 출범만 하지 않았을 뿐 업무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사업 추진에 큰 문제는 없다."며 "해외 패션스쿨 분교의 경우 1, 2년 늦어지더라도 계속 유치 활동을 벌여 반드시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왕·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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