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 공습…UN요원 4명 피살

아난 "의도적 공격목표 삼은 것 같아"…국제사회 비난 고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5일 레바논 유엔 감시단원 4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들끊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날 레바논 남부지역을 공습해 유엔 감시단원 4명이 사망했다고 유엔 관계자가 밝혔다.

사망한 감시단원들은 오스트리아와 캐나다, 중국, 핀란드 출신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레바논 고위 군관계자가 말했다.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밀로스 스트루거 대변인은 이스라엘 군이 이스라엘 접경지대에 있는 남부 도시 키암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감시단 건물이 폭격으로 파괴됐으며 이 사고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스트루거 대변인은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계속됐다고 강조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유엔 감시단 건물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며 충격을 나타냈다. 로마를 방문 중인 아난 총장은 성명을 내고 "레바논 남부의 유엔 감시단 건물을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공격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여 충격을 받았으며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이번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순번 의장국인 프랑스의 장 마르크 드 라 사블리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도 이스라엘의 유엔 감시단 건물 폭격을 비난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유엔 감시단원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고 밝혔다. 볼턴 대사는 "우리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유엔 요원의 희생에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이스라엘은 유엔 요원을 겨냥해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레바논 남부 유엔 요원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스라엘은 유엔 요원들을 공격목표로 하지 않으며 유엔 평화유지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레바논 방문기간 일시 중지했던 공습을 25일 재개, 베이루트 남부지역을 집중 폭격했다.

이스라엘은 24시간만에 재개된 이날 공습에서 헤즈볼라의 거점지역인 베이루트 남부지역을 폭격했으며 이에따른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남부 거주지역에서 거대한 연기구름이 피어올랐다.

공습현장의 AFP 사진기자는 이스라엘 군용기들이 이날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하이파에 대한 로켓 공격에뒤이은 것으로 앞서 이스라엘군은 24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지역으로 로켓 1발을 발사할 때마다 헤즈볼라 거점지역의 건물 10채를 파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유엔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18일 레바논 영토내로 깊숙이 진격해 들어간 뒤 처음으로 이날 헤즈볼라의 군사거점인 빈트 즈베일 안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헤즈볼라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이스라엘 공격으로 헤즈볼라 조직원 27 명이 숨졌으며 이중 19명은 지난 주말 레바논 국경지대에서의 지상전투에서 전사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중재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가운데 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아랍-유럽 국제회의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마회의에는 아난 총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유럽연합, 프랑스, 영국, 러시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세계은행 등의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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