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PD수첩' 동원호 선원 모습에 시청자들 분노

외교부 "선원들의 건강이나 식량엔 문제없어"

MBC 'PD수첩'을 통해 피랍된 동원호 선원들의 실상이 방송된 이후,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과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D수첩'은 25일 '피랍 100일, 소말리아에 갇힌 동원호 선원들의 절규-조국은 왜 우리를 내버려 두는가' 편을 방송했다. 이는 분쟁지역 취재 전문 프리랜서 김영미 PD가 소말리아 현지에서 직접 취재한 내용.

이날 방송에서 김 PD는 불안에 떨며 참혹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선원들의 모습을 전하면서 "당국은 현지 현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했다.

이에 따르면 "해적들이 한국 언론을 인터넷으로 파악하고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과 달리 해적마을에는 유선전화와 구식 라디오가 전부였다. 또한 해적마을에 영어를 알아들을 줄 아는 사람도 한 명뿐이었으며 협상 문안을 팩스로 주고받는 데 몇 주씩 걸리는 형편이었다.

"소말리아 과도정부 대통령 등과 접촉했으며 최근에는 과도정부 측과 유선 접촉을 했다"는 외교통상부 측 설명도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과도정부 수산부 장관이 "해적들의 나포는 유감이지만 단속할 여력이 없다"고 현지 라디오에서 말했다는 것.

이날 방송 이후 'PD수첩'과 외교통상부 게시판에는 정부의 대응을 질타하고 분통을 터뜨리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PD수첩' 게시판에서 시청자들은 "가장 못산다는 나라의 해적들과 협상을 안 하거나 못하는 이 나라가 미국과 FTA 협상을 한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취해 있을 때 동원호 선원들은 그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협상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었다. 해적들이 언론플레이를 한다던 외교부의 말은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예"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방송에 앞서 'PD수첩' 측에 "협상단 입지를 약화시켜 해적들을 이롭게 할 수 있고 일개 프리랜서 PD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방송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2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 사건과 관련 "동원호 선장과는 무선으로 매일 1회 통화하면서 선원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며 "'PD수첩'이 피랍 선원들의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도했는데 이는 오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 외교 소식통은 방송에 앞서 "정부가 나서서 테러리스트들과 공식협상을 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동원수산 측을 뒤에서 도와왔다"면서 "정부가 동원호 사건에 대해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납치돼 있는 상황에 대해 역할을 안 했다든가 무시했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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