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11석의 민주당이 142석을 보유하고 있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123석의 제1야당인 한나라당을 제치고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지난 2004년 4.15 총선에서 '탄핵' 바람으로 인해 내로라 하는 중진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던 민주당. 원내 교섭단체(20석)도 확보하지 못해 총선 직후 우리당의 흡수 합당 대상이 되기도 했고, '구태정치의 본산' 취급을 받으면서 조만간 사라질 정당으로 치부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끝내 죽지 않았다. 넘어질 듯 쓰러질 듯 하면서도 광주.전남의 끈을 악착같이 놓지 않은 민주당은 총선 이후 한달 보름여만에 치러진 6.5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박준영(朴晙瑩) 전 청와대 공보수석을 후보로 내세워 민화식 전 해남군수를 내세운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당측은 "후보를 제대로 못내서 졌다"며 '이변' 정도로 가볍게 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후 4개월여만에 치러진 강진.해남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우리당을 상대로 두 곳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때부터 '광주.전남의 정서는 민주당'이라는 얘기들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것은 지난 5.31 지방선거였다. 호남지역의 정서를 총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선거에서 민주당은 압도적 표차로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거머줬고, 광주.전남 지역기초단체장을 거의 싹쓸이 한 것은 물론, 우리당의 아성으로 불린 전북 지역의 일부 기초단체장도 차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번 7.26 재.보선에서는 '탄핵주역' 조순형(趙舜衡) 전 대표를 후보로 내세워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온 한나라당까지 꺾는 대파란을 연출했다.
4.15 총선이후 열린우리당과의 대결에서는 4전 전승을 기록한 것은 물론, 호남을 넘어 수도권 교두보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민주당의 힘'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인물대결에서의 우위, 선거 막판 한나라당의 수해골프 악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성북을 지역이 호남유권자가 30% 가량 되는데다 전통적인 구 민주당 강세지역이었다는 점에서 호남이 다시 한번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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