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유통업체들, 여름 바캉스 매출 부진 '울상'

유통업체들이 여름 장사 부진으로 울상이다. 이달 들어 25일까지 대구 날씨는 비 온 날이 16일, 흐린 날이 9일로 제대로 된 여름 무더위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름 정기바겐세일을 끝낸 뒤 여름상품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업체들은 흐린 하늘만 원망하고 있다. 다행히 장마 관련 상품들이 호조를 띠고 있지만 한풀 꺾여버린 바캉스 특수를 만회하기는 역부족. 다만 다음 주부터 늦게나마 본격적인 무더위와 피서시즌이 시작되면서 한산한 여름매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름상품 '울상'=대구백화점은 바겐세일 이후 18~25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전자제품은 4% 줄었다. 동아백화점도 그나마 에어컨, 선풍기 등 여름 가전은 답보상태이고 침구류, 원목자리 등은 매출이 3.5% 줄었다.

동아 쇼핑점 가정용품팀 이규식 대리는 "예년보다 낮은 기온과 긴 장마 때문에 냉방용품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며 "나들이를 자제하면서 그나마 영상가전 판매가 30% 이상 늘었지만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카페트 매장도 음이온 대나무자리나 대나무 베게 등 신상품들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매출은 작년 대비 4.6% 줄었다. 수영복도 7월 중순 이후 매출이 작년보다 23% 이상 감소했다. 여름 샌들 등을 포함한 스포츠매장 전체도 3.5% 감소세다. 여성의류도 사정은 비슷하다. CC클럽 매장 관계자는 "작년보다 여름 상품을 찾는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특히 소매가 없는 여름 원피스가 대표적인 여름상품인데 이 제품은 작년에 비해 30%의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대구 5개점의 경우, 이달 들어 24일까지 매출 순위에서 쌀 판매가 1위를 차지했다. 쌀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에어컨, 봉지라면, 커피믹스, 수박 등 대표적인 여름상품 판매가 그만큼 부진했기 때문. 멀티형 에어컨은 7월초 반짝 특수를 누리다가 중순 이후 판매량이 뚝 떨어지면서 작년 대비 28% 감소했다. 수영복·텐트 등 아웃도어 용품은 30~40% 매출이 줄었다.

◆장마상품 '웃음'=잦은 비 때문에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제품도 많다. 동아백화점의 경우, 습기제거제 판매가 6월말부터 꾸준히 늘어 40%이상 상승했고, 냄새제거제·곰팡이제거제·살충제 매출도 20~30% 늘었다. 우산, 우의류 등도 10%대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면서 장마시즌 인기상품임을 과시하고 있다.

수예매장의 경우, 이달 들어 다소 매출이 늘고 있지만 주력 상품은 한여름 더위를 피하는 상품이 아니라 초가을까지 폭넓게 쓸 수 있는 제품의 인기가 높다. 롯데백화점 엘르파리 브랜드 관계자는 "긴 장마 탓에 대표적인 여름상품인 마소재 이불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었다."며 "대신 감촉이 좋고 9월까지 쓸 수 있는 얇은 면 이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궂은 날씨 탓에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냉장·냉동식품과 즉석조리식품 매출도 늘었다.

이마트의 경우, 여름철 별미인 즉석 냉면과 어묵·맛살류, 군만두 매출이 작년보다 30~40% 늘었다. 세탁세제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2%가량 신장했으며, 특히 자주 빨래를 해야 하는 탓에 섬유유연제 판매가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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