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러난 4개 지역 7'26 再'補選(재'보선)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은 이번에도 참패했다. 대신 2년 전 선거에서 대통령 彈劾(탄핵)의 역풍으로 밀려났던 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다시 배지를 달게 됐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한나라당도 한 곳에서 졌다. 선거 결과가 民心(민심)의 표출이라면 무능하고 막힌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자 기고만장한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다.
열린우리당의 실패는 예상대로다. 특히 대통령 탄핵의 주역이던 조 후보의 당선은 탄핵의 국민적 정당성 확보 여부로 제1여당의 위상마저 흔들리게 한다. 민주당과 조 후보의 말처럼 탄핵의 정당성을 확인했건, 열린우리당의 주장대로 탄핵과 무관하던 이번 선거 결과가 여당에 대한 민심의 탄핵임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특히 與野(여야)가 팽팽하게 맞섰던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참패는 경제 정책에서부터 남북 관계, 외교 어느 부분도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재'보선 결과를 놓고 정치권 주변은 向後(향후) 政界(정계) 개편의 시기를 점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요구는 정계 개편이 아니다. 누가 정권을 잡느냐는 국민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 누가 맡든 잘하라는 게 국민의 바람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에게 한 김수환 추기경의 '국민이 믿을 곳은 여기밖에 없다는 소리를 듣도록 하라'는 충고 역시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키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선거 전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민심의 謙虛(겸허)한 수용을 강조한다. 그러나 여야의 승패 판정이 선거마다 같지 않음은 정치권이 민심을 따르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創黨(창당) 이후 이어진 재'보선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열린우리당이나 壓勝(압승)했던 한나라당에게 다가올 향후 선거 결과는 국민과의 약속을 누가 잘 지켰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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