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지옥엽 키우던 거북이가 사라졌다!'

'금지옥엽 키우던 거북이가 사라졌다!'

지난 20일 외출했다 돌아온 경기도 수원시 고등동의 신모(60.여)씨는 15년간 친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거북이 '거돌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을 알고 당황했다.

신씨는 며칠 간의 장맛비 후에 모처럼 햇살이 내리쬐자 일광욕을 위해 거돌이를 마당에 내놓았다. 그러나 외출했다 돌아와서 거돌이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닫혀진 문의 틈새로 달아난 것이다.

이렇게 '가출'을 시도한 거돌이가 발견된 곳은 신씨의 집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경기도의회 정문. 마침 의정부 2청에서 의회에 업무보고차 수원에 들렀던 공무원이 거북이를 발견하게 됐다.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었던 이 직원은 수원에서 업무가 끝난 뒤 검은 비닐봉지에 거북이를 담아 77km거리의 의정부로 돌아갔다.

같은 시각 거돌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신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거북이를 찾는 애달픈 사연을 올렸다.

"길을 잃고 헤매는 거북이를 보시거나 보호하고 계시는 분은 연락주십시오. 집 나간 자식과도 같은 마음으로 애타게 찾고 있으니 부디 아시는 분은 연락바라겠습니다"

이를 본 공무원은 그제야 거북이의 정체를 알게됐고 이튿날 부랴부랴 다시 수원으로 향했다.

이렇게 수원에 다시 돌아온 거북이는 '주인'을 보자마자 목을 길게 빼고는 눈을 끔뻑거리며 반가워 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버둥거리던 거북이는 신씨의 품에서 편안한 안식을 찾은 듯 조용히 안겼다.

신씨는 "거돌이가 항상 집에만 있었더니 답답했던 모양"이라면서 "지금은 욕조에서 편안히 헤엄치며 놀고 있다"고 불안했던 마음을 쓸어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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