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히딩크 기소로 눈길끄는 '조세피난처' 벨기에

거스 히딩크(60.네덜란드)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세금탈루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면서 그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주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진 벨기에가 유럽의 조세피난처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 검찰은 26일 히딩크 감독이 세금탈루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면서 그가 오는 9월15일 법정에 출두해 첫 심리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고 네덜란드 언론들이 보도했다.

유력지 '알헤메네 다흐블라드'는 히딩크 감독이 2002년 PSV 에인트호벤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탈루 목적으로 실제로 살지도 않으면서 주소를 잠시 벨기에로 이전하면서 세금을 포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세무당국 역시 "히딩크 감독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자신은 거의 살지 않은 벨기에에 거주지 등록을 했다. 이러한 행위는 절세가 아니고 세금 탈루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벨기에가 이웃나라 프랑스와 네덜란드 갑부들의 조세피난처로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금년 초에도 '프랑스의 엘비스'로 불리는 록스타 조니 알리데(62)가 아버지의 나라인 벨기에의 국적을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그의 국적 취득이 조만간 거주지 이전으로 이어지면서 조세회피가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벨기에는 프랑스나 네덜란드와는 달리 자본이득이나 재산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어 세금을 피하려는 외국인 부자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웃나라 네덜란드는 벨기에내 네덜란드어권인 플랑드르 지방에 갑부들을 빼앗기고 있다.

인터넷 회사인 월드 온라인의 전 회장으로 네덜란드 최고 부자중 한명인 니나 브링크가 벨기에로 이주하는 등 플랑드르 최대도시 안트베르펜(영어명 앤트워프) 인근 지역이 네덜란드 백만장자들의 제2의 고향이 되고 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프랑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프랑스에서 도망쳐나온 갑부들은 벨기에내 프랑스어권인 왈롱지방에 모여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고속열차로 8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역으로 프랑스의 갑부 2천명 가량이 자국 세리들을 피해 이 지역으로 이미 피신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벨기에로 피신한 프랑스 갑부들 가운데 유명인사로는 소프트웨어 그룹 비즈니스 오브젝트의 창업자 데니스 페이르를 비롯해 저명작가 에릭-엠마누엘 슈미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조카딸인 안느-마리 미테랑, 프랑스 최대 쇼핑 체인 까르푸의 대주주 알레 가족 등이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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