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속에 잠재된 과거의 기억. 컴퓨터 CPU에 저장된 정보와 달리 사람의 뇌 속 기억은 또렷하기보단 흐릿하다. 회상해낸 기억이 과연 정확한 것인지 왜곡된 것인지도 헷갈릴 때도 많다. 조각가 이상헌(40) 씨도 과거의 기억을 회상해 왜곡된 비례와 형태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씨의 네 번째 조각전 '바람을 꿈꾸다'가 29일부터 8월 10일까지 동제미술전시관(053-767-0014)에서 열린다. 이 씨는 '잠재의식 속 기억'을 객관적 안목으로 인식된 대상이 아니라 주관적 심안으로 파악된 대상'으로 본다. 그래서 작품 속에 '지난 세월의 자아가 내밀한 방식으로 투사'돼있다.
과거 '무의식의 방', '꿈꾸는 나무', '사유의 숲'에 이어 이번에 이 씨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바람'이다. 일정한 형상을 갖추진 않았지만 감지할 수 있는 바람(기억, 꿈, 욕망)을 통해 현실 속에서 꿈꾸는 자아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통해 구현된 이번 작품들은 나무의 질감을 살려 동적 형태를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기존 작품처럼 길게 늘인 대상물은 변형되고 왜곡되는 기억의 변주이다. 이 씨는 "변형된 의자가 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찌보면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파생되는 심리의 부정적 억압구조를 나타내는 작품 1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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