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혜진 "마른 사람이 깡 있는 거 모르세요?"

"제게 그동안 도시적이고 커리어우먼 같은 이미지가 많았잖아요. 이번엔 밝고 긍정적인 '아줌마'예요."

KBS '아름다운 유혹' 이후 1년9개월간 모습을 비치지 않았던 전혜진이 아줌마로 변한다.

31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아침드라마 '맨발의 사랑'(극본 이도영, 연출 김정민)에서 전혜진은 깃 세운 셔츠와 굽 높은 구두는 온데간데 없이 무늬 없는 반소매 티셔츠에 머리카락을 뒤로 당겨 질끈 묶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27일 오후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전혜진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배역을 설명했다.

"'아름다운 유혹'에서는 장면마다 울고 우울해서 더 밝고 긍정적인 역을 해보고 싶었어요. 강다연은 힘든 시기에 누구에게나 희망을 줄 수 있는 캐릭터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촬영하면서 엔도르핀이 돌 정도로요."

전혜진이 맡은 강다연은 미혼모로 딸을 키우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자다. 돈 많고 '빽' 있는 사람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할 말 다한 뒤 돌아선다.

브라운관에 억척스런 아줌마가 넘쳐나는 요즘이라 자칫 빛이 바랠 수도 있다. 게다가 드라마 속엔 결국 재벌 2세와 만나 사랑을 고민하고 엄마마저 알고 보니 생모가 아닌 'TV 드라마용' 통속이 가득하다.

"전 아침에 밝고 경쾌하게 웃으면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청량음료 같은 드라마가 됐으면 해요. 강다연이라는 캐릭터도 실제 인물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들었는데 한 아줌마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달려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리고 싶어요."

2년 가까이 쉬는 동안 전혜진은 주로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운 유혹'을 시작하기 한 달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드라마를 마친 뒤엔 가족애를 다지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동안 한번도 쉰 적이 없어서 가족애를 느낄 시간을 가졌어요. 인생관도 달라지고 요리 실력도 부쩍 늘었죠. 못하는 요리가 없다니까요. 할인마트에 가면 저를 많이 볼 수 있으실 거예요(웃음)."

"쉬는 동안 병원 출입도 잦아 숨쉬고 일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이 감사한 걸 새삼 느낀다"는 전혜진에게 물었다. 씩씩한 아줌마 연기를 하기엔 너무 마른 것 아니냐고.

"극 중에서 강다연이 '깡'다연으로 불려요. 자기 소개할 때도 '깡다연…아니 강다연입니다'라고 실수하고요. 원래 마른 사람들이 '깡' 있는 거 모르세요?(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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