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사의 기쁨 "베푸는 즐거움"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생인 우인택(30) 씨는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실험 일정에 쫓겨 밤잠을 설치는 날도 많다. 그렇지만 그는 매달 하루를 꼬박 빼서 장애인 나들이에 운전을 한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나들이엔 그 수만큼 봉사자가 필요하다. 장애인 한 사람마다 한 사람의 봉사자가 붙어서 때로는 업고, 때로는 안고, 때로는 휠체어를 밀며 다닌다.

"힘들지 않아요. 토요일을 쉬는 날로 생각하면 힘들지만 그저 바람 한번 쐬는 정도인데요. 뭘."

그가 '장애인 소풍'의 운전을 맡게 된 것은 1종 대형면허증을 가진 덕분이다. 26인승 콤비 트럭운전이 그가 맡은 일이다.

"글쎄요.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를 희열이라고 해야할지, 즐거움이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기분이 좋은 것은 분명하지요."

그는 장애인들과의 만남을 '이해관계 없는 만남' '가식 없는 만남'으로 정의했다. 친구처럼 형제처럼 장난치고, 약올리고, 약올림 당하고, 뛰어다니는 동안 봉사가 아니라 오히려 생활인의 찌든 때를 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봉사가 아닙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지요."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친 덕분에 그들의 나들이가 가능하다고 했다. 자신처럼 운전을 하는 사람, 장애인을 업고 안고 다니는 사람, 차를 빌려주는 사람, 도시락을 준비해주는 사람, 나들이 경비를 지원해주는 사람들…. 여럿이 힘을 합쳐 한 달에 한번 '즐거운 드라마' 한편을 만드는 셈이라 했다.

그와 봉사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그 기쁨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파서 칭얼대던 아이가 일어나 배불리 먹는 것을 볼 때의 기분, 농부가 종일 쪼그려 앉아 잡초를 뽑아내고 허리를 폈을 때의 기분, 잠든 아들의 키가 훌쩍 커버린 것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 월급봉투에서 한푼도 빼지 않고 아내에게 고스란히 전했을 때의 기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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