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섬유업계 "한미FTA 체결, 심각한 우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침체되고 있는 국내 섬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산업자원부의 전망에 대해 지역 섬유업계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산자부는 27일 대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 섬유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를 통한 섬유산업 선진화 전략 민·관 회의'를 갖고 "한·미 FTA가 타결되면 섬유 수출이 3억~5억 달러 늘고 4천~6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1천400억~2천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산자부와 지역 섬유업계는 협상의 쟁점인 원산지 규정문제 등에서 뚜렷한 시각차이를 보였다.

산자부는 미국이 고수하고 있는 원사 생산지에 따라 원산지가 규정되는 '얀 포워드(yarn forward)'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노화 대준글로벌 대표는 "미국이 원하는 '얀 포워드(yarn forward)' 방식으로 원사 생산지에 따라 원산지가 규정되면 대부분의 원사를 수입하는 지역 섬유산업엔 미래가 없다."면서 "제직 단계부터 원산지를 규정하는 '패브릭 포워드(fabric forward)'가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역 섬유업계는 정부가 개성공단 협상을 위해 섬유산업을 포기해 버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고, 안도상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도 "섬유산업이 다른 산업 부문의 협상을 위해 희생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태용 산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은 "업계가 요구하는 원산지 규정을 패브릭 포워드로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미국이 원하는 얀 포워드 방식으로 원산지가 규정되더라도 협상을 통해 만회할 수 있는 것을 얻어내겠다."고 밝혔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얀 포워드(yarn forward)·패브릭 포워드(fabric forward)=모든 의류제품의 원재료인 원사의 생산지에 따라 원산지를 규정하는 것으로 한국이나 미국에서 생산된 원사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해야 미국과 협의한 관세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사를 해외에서 들어오는 한국의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지역 섬유업계가 요구하는 '패브릭 포워드'는 제직단계부터 원산지로 규정해 관세혜택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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