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립되는 북 두둔할 때가 아니다

북한을 뺀 8개국 外務長官(외무장관) 회담이 오늘 열린다. 금융 제재 해제를 先決(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는 北(북)은 막무가내지만 미국은 금융 제재를 풀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얼마 전 방한했던 미국 재무부 차관의 '세계를 다 뒤져서라도 북의 불법자금을 凍結(동결)하겠다'는 말대로 오히려 제재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사일 발사로 북미 직접 협상을 기대한 북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북'미 간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는 오늘 우리의 과제는 한반도의 장래를 위한 가장 賢明(현명)한 길을 찾는 일이다. '미국이 제일 실패했다' 운운의 蛇足(사족)으로 핵심을 비껴가는 일은 현명하지 않고 현 상황도 그렇게 한가롭지 않다. 우리 국민이 미국과의 공조를 원하는 까닭은 事大主義(사대주의) 때문이 아니다. 그 길이 한반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하며 고집만 피우는 북에 믿음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족 공조의 구호를 내걸고 북을 감싸 안는 일이 과연 이 땅의 장래를 위한 현명한 방법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제 질서에의 순응은 우리의 생존 조건이며, 국제사회는 북의 무력 시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미국이라고 다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으로 대표되는 국제 질서는 儼然(엄연)한 현실이다.

북한을 후원하던 중국마저 미국을 지지하는 조짐을 보인다. 북의 금융 제재 해제 요구 대신 미국의 금융 제재 강화를 인정하는 태세다. 이번 8자회담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참여하는 나라들도 加勢(가세)했다. 결과는 북의 기대와 다를 수밖에 없다. 한반도를 에워싼 나라들이 죄다 북의 변화를 요구하는 마당에 우리가 북을 두둔할 餘地(여지)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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