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질환 유발 등 인체 유해 독성 물질로 알려진 '퍼클로레이트'가 낙동강은 물론 대구 두류, 매곡정수장 수돗물에서까지 검출, 파문이 일면서 대구시와 정부가 긴급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8일 지난 6일부터 27일까지 11차례에 걸쳐 두류정수장 수돗물에서 퍼클로레이트가 최고 20.5㎍/ℓ에서 최저 3.2㎍/ℓ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매곡정수장에서도 10회에 걸쳐 퍼클로레이트가 최고 17.9㎍/ℓ에서 최저 2.8㎍/ℓ가 나왔다.
낙동강에서 취수해 대구 두류, 매곡정수장에서 만들어진 수돗물은 대구지역 62만여 가구 170여만 명의 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퍼클로레이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등 국가단위의 먹는물 수질기준은 없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먹는물 수질기준이 없다. 그러나 미국 환경보호청은 권고기준치를 24.5㎍/ℓ로 정해놓고 있다.
특히 26일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 퍼클로레이트가 미국환경청 권고기준보다 50배나 높은 1224.3㎍/ℓ가 검출된 것을 비롯해 왜관철교, 성주대교, 강정취수장과 매곡취수장 등 낙동강 수계에서 역시 퍼클로레이트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와 대구시는 퍼클로레이트가 수질 오염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국내에서 특정 오염 기준이 마련돼 있지는 않으나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와 국민 건강 등을 고려, 다량의 퍼클로레이트를 배출해온 구미공단 모 대기업에 대해 퍼클로레이트 사용과 배출을 즉각 줄이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등 대형 환경오염 사건을 경험했던 전례에 비춰 대구시와 정부가 유해물질을 이달 초부터 검출하고도 20여 일이나 지나 뒤늦게 이를 공개한 것은 국민 건강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환경부는 퍼클로레이트 검출 이후 낙동강 수계 시·도 및 지방환경청 등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낙동강 주요지점 오염도 검사 및 배출원 추적에 나선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와 함께 대구시 상수도본부 역시 6일부터 두류, 매곡정수장 수돗물에서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됐는데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은채 정수장 정수처리 강화, 안동 및 임하댐 방류량 증가 등 소극적인 대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자체 조사를 통해 낙동강 수계에서 다량의 퍼클로레이트 등 유해물질을 검출, 정부 측에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대구시 관계자는 "낙동강의 경우 이전에도 유사 사례가 많아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법적인 규제 기준이 없지만 일단 관련업체에 배출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장마가 끝난 뒤 정확한 수치를 다시 측정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퍼클로레이트에 대한 특정수질유해물질 지정 및 배출허용기준 마련, 먹는물 감시항목으로 지정 및 관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퍼클로레이트(Perchlorate)=미국에서 1940년대 중반 처음 생산되기 시작, 군사용 폭발물과 로켓 추진체에 주로 사용되는 물질로 불꽃 놀이용 폭발물, 기폭제, 성냥, 윤활유 등에 사용돼 왔다. 때때로 전자관련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고 갑상선 질환 유발 등 인체유해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물에 잘 녹으며 화학적으로 안정돼 있어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자극성 물질로 호흡기, 피부 등에 자극을 줄 수 있고 과다 노출시 갑상선 장애를 유발한다. 국내의 경우 폭약제조, LCD판 제조시 세정제, 살균제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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