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이 오는 30일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복수 정당이 참여하는 민주적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
대통령 선거에 33명, 5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에 9천707명이 입후보한 이번 선거는 독재와 군부쿠데타, 내전으로 얼룩진 민주콩고가 평화와 안정을 되찾고 국가 발전을 위한 거보를 내딛는 중대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선거 상황=선거를 앞두고 지난 25일에도 야당 '민주사회진보연합(UDPS)' 지지자 500여 명이 수도 킨샤사에서 폭력 시위를 벌였지만 전체적으로 선거 절차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UDPS 지도자 에티엔느 치세케디는 당초 선거 불참 결정을 내렸다가 후보 등록 마감이 지난 뒤에 입장을 번복했다. 중앙선관위(IEC)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UDPS 지지자들은 지속적으로 거리시위를 벌이면서 진압 경찰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는가 하면 선거 홍보물을 찢는 등 폭력시위를 벌여왔다.
그러나 주민주콩고 이욱헌 대사대리는 27일 "일부 야당 및 대통령 후보자들이 선거부정 음모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간헐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기는 하나 전반적인 치안 상황은 안정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민주콩고 특사인 윌리엄 스윙도 "유엔평화유지군이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겠지만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반군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동부지역의 경우도 지금까지는 선거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콩고 주둔 유엔사령부(MONUC)는 오는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국 5만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될 유권자들의 투표에 앞서 80여 대의 헬리콥터를 동원해 1천800t에 이르는 투표용지를 실어 나르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MONUC 선거지원 책임자인 알리 디아박테는 "투표소에서 투표가 끝나면 곧바로 후보 측 참관인, 선거감시단 등의 입회 아래 IEC 주관으로 개표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이처럼 투명한 선거체계를 지켜보지 못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는 UN과 아프리카연합(AU),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등에서 모두 1천200여 명의 국제선거감시단이 선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판세=대선의 경우 현 거국 과도정부 대통령인 조셉 카빌라(35) 후보가 가장 유력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군 지도자 출신 부통령 장-피에르 벰바(44)와 아자리아 루베르(42) 및 과거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 시절 경제부처 장관을 지낸 피에르 파이파이(60) 정도가 1위와 현격한 차이가 나는 2위권에 올라 있다. 현재로선 카빌라가 1차 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할 것인지 아니면 결선투표로 갈 것인지가 관심사인 상황이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카빌라가 30일 선거를 통해 무난히 당선될 것이란 관측과 30여 명이 난립한 만큼 그가 과반을 차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상반되고 있는 것. 그런데 2차 투표로 갈 경우엔 결과를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차로 갈 경우 투표 시기는 오는 10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국회의원 선거도 마찬가지 양상으로 카빌라가 이끄는 범여당연합이 무난히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과 총선의 경우 지역 정서가 반영돼 특정 정당에 절대적 위치를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란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선거 의미와 전망=지난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후 사실상 처음 치르는 민주적 자유·비밀투표 선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된 민선 정부는 강력한 정통성을 바탕으로 안정을 되찾고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된다.
그만큼 국민의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모두 6천만 명의 국민 중 2천500만 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이번 선거에서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열기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욱헌 대사대리는 "국민의 선거참여 열의는 매우 높다."며 "대부분의 국민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유선거에 참여하는데다 이제 내 손으로 지도자를 선출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정학적 의미도 크다. 민주콩고는 9개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자원 대국의 나라로, 과거 르완다, 우간다의 침공을 받았으며 현재도 동부는 내·외국계 반군이 버티고 있다.
민주콩고가 선거를 통해 안정을 회복할 경우 우간다에서 쫓겨 들어온 '신의 저항군(LRA)'과 같은 반군들도 발 붙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부정선거 시비 등으로 선거 결과에 대해 다른 후보들이 불복할 경우 또 다른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그 경우 역내 안정을 오히려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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