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여름 휴가는 '관저 휴가'…31일부터 일주일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올 여름 휴가는 '관저 휴가'이다. 특별한 휴가 계획 없이 청와대 관저에서 조용히 보내게 된다고 한다. 휴가 기간은 31일부터 일주일간.

그러나 국내외적인 상황들을 감안하면 조용하게 휴식만 취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쩌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힘들고, 번민을 거듭해야 하는 여름 밤이 될 지도 모르겠다. 때문인듯 노 대통령은 지난 26일부터 언론에 노출되는 공식적인 일정은 일절 중단한 채, 비공개적으로 참모들 보고를 받는 일정들만 빼곡하게 짜놓았다고 한다.

국내 정국 상황만 해도 여당인 열린우리당 쪽에서조차 노 대통령과 청와대를 겨냥한 비난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7·26 재보선 패배까지 겹치면서 여당에서는 아예 갈라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공공연히 들린다.

게다가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주요 국정 과제들도 잇따라 난관에 부딪혀 있다. 증세론과 맞물리면서 논란을 일으켰던 양극화 해소 정책은 물론, 강력 추진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서도 여당 일각은 물론 우군으로 믿어왔던 일부 시민단체까지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사면초가 형국에 몰려 있는 셈이다. 임기를 1년 6개월여밖에 남겨두지 않은 노 대통령으로서는 갈 길이 바쁘기만 하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상황을 수습 반전시킬 수있는 정국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계속 가다간 레임 덕(권력 누수)에 급속도로 휘말릴 수 있다는 절박감도 기저에 깔려있을 법하다.

이와 관련,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참모진의 보고를 받고 국내외적인 정책 사안을 점검,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8·15 광복절 축사를 구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8·15 축사를 계기로 향후 정국구상의 골격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서봉대기자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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