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누구나 幸福(행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마저 '행복하세요?'라고 묻기란 쉽지 않다. 불행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며,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말로 '예'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삶이 破片化(파편화)하고 원자화하는 디지털시대일수록 '아날로그적 행복'이라는 話頭(화두)가 더욱 부각되고 그리워지는 까닭은 '왜'일까.
쪊미국 경제학자들이 국가 경제력 지표인 국내총생산(GDP)과 국민 행복의 상관관계가 급속히 감소함에 따라 이를 代替(대체)할 새 指數(지수) 개발에 나선 지는 한참 됐다. 하지만 이렇다 할 연구 성과가 나왔다는 소식은 여태 들리지 않는다. 이른바 '행복 경제학'을 이끌어내기가 순탄하지 않은 탓일 게다. 그렇다면 토마스 칼라일의 '경제학=우울한 과학'이라는 '비아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가 아닌가.
쪊영국 레스터대 애드리안 화이트 교수가 '행복地圖(지도)'를 내놓아 화제다. 178개 나라를 대상으로 건강(평균수명), 富(부, 1인당 국내총생산), 교육(중등교육 가능성) 등을 토대로 한 이 지도는 '생태학적 발자국'이라는 개념을 중요시한 점도 주목된다. 이 개념은 인구 유지와 에너지 소비(공해) 감당에 필요한 토지 면적을 뜻하며, 국가가 국민 건강과 생활 만족을 위해 자원을 얼마나 쓰는가를 가리킨다.
쪊따라서 이 '행복지도'에는 부유하게 살고 오래 살더라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환경을 훼손하는 나라는 순위가 낮았다. 또 자기 나라 문화'전통에 얼마나 만족스러워하는지도 주요 잣대가 되기도 했다. 그 결과 덴마크'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1, 2, 3위 등 상위권이며, 미국은 23위, 중국 82위, 일본 90위, 우리나라는 102위에 그쳤다.
쪊행복에 대한 논의는 人類(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잘 풀리지 않는 숙제이며,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과제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화이트 교수의 '행복지도'가 이번 한반도를 강타한 '물 폭탄'에 대한 생각도 새삼 해 보게 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생태학적 발자국'에 대해서는 물론 '문화와 전통'에 대한 생각도 달리해야 할 때라는 警告(경고)가 아닐는지….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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