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로 덮여 있는 몽블랑, 신비한 자태를 뽐내는 마테호른과 뼈 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청량감은 청정 얼음 궁전 알프스가 자랑 하는 천혜의 자원이다. 이런 알프스의 자연을 그대로 담은 음악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이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알프스 산록 가르미슈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1914년 말부터 이듬해 2월 8일까지 겨울 100일동안 이 곡을 완성했다. 슈트라우스가 만든 최후의 관현악곡으로 알프스 등정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가지 전경과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자연 묘사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슈트라우스의 뛰어나 상상력은 마치 산악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곡을 지휘했던 지휘자들이 '영화 음악'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음악인들이 최고의 피서 음악으로 추천하는 작품 중 하나.
단일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주제에 따라 서주, 등산, 정상, 하산, 종말 등 5부로 나눌 수 있다. 각 주제들은 논리정연한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며 곡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서주에서 클라리넷과 혼, 현의 잔잔한 음색은 알프스의 밤, 금관과 합주는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 광경을 표현한다. 1부에서는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숲 속으로 들어가 시내를 건너고 폭포와 꽃밭, 풀밭 등도 만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트럼펫, 목관 등의 선율을 타고 빙하지대와 눈 덮힌 산의 위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곡의 중심부인 2부는 정상에 올랐을 때의 감동과 함께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 인지를 묘사하고 있다. 트롬본의 힘찬 소리가 정상 등정을 축하하는가 싶더니 이내 목관의 슬픈 가락과 바이올린의 선율이 어우려져 안개가 서리고 뇌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를 연출한다.
하산 과정을 담은 3부에서는 2부에 나왔던 자연 풍광들이 등산의 역순으로 나타나며 피날레는 일몰과 다시 찾아온 알프스 밤 풍경을 그리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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