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주식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지켜보던 박진우(42·가명) 씨는 얼마전 짭짤한 재미를 봤다. 한 상장사가 해외유전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해당주식의 매수 주문에 들어갔다. 종목 가격과 수량을 입력한 뒤 클릭 한 번으로 주문이 나갔고 곧바로 체결됐다. 이후 주가는 치솟았다. 박 씨는 이날 산 주식을 당일 모두 처분했는데, 하루 동안에 번 돈이 한달치 월급보다 많았다. HTS이 위력을 발휘한 순간이다.
치열한 매수·매도 공방이 매일 펼쳐지는 주식시장에서 HTS은 직접 투자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더욱이 HTS가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특정 증권사의 HTS에 익숙해진 고객이 다른 증권사로 옮기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증권사간 HTS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HTS는 진화하고 있다
1990년 대 중반에 나온 초기 HTS은 증권사 창구 직원이 하던 주식이나 파생상품 거래를 단순히 온라인을 통해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이 보편화되고 고객이 늘면서 2000년 이후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HTS 하나면 종목·뉴스 검색, 주가동향 점검, 투자지표 구성 등 기본적인 정보분석에서 주식매매, 채권, 펀드, 선물·옵션 등 각종 파생상품 거래까지 클릭 한 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화된 종목검색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종목을 실시간으로 추려낼 수 있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은 골든 크로스 종목(=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종목)을 찾아내고 싶으면 검색창에 '돌파' 조건을 입력한 뒤 '일괄검색'만 누르면 원하는 모든 종목을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검색조건을 만들이 이용할 수도 있고, 이미 만들어진 수 백 가지 조건들을 활용하거나 변형해서 새로운 조건을 만들 수도 있다.
정밀 종목 검색과 함께 최근 등장한 서비스는 시스템 트레이딩이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투자자 개인의 주관적 감정적 판단을 배제하고 계량화 된 몇몇 조건으로 짜여진 매매전략에 따라 컴퓨터가 자동으로 매매를 수행하는 거래방식이다. 주식거래뿐만 아니라 전일 종가나 시초가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 주가지수 선물 거래에 제격이다.
◆자신에게 맞는 HTS 기능을 찾아라
HTS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기능을 찾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루하루 승부를 보려는 데이트레이더는 기업분석이나 정보파악보다는 투자의 신속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매도와 매수 주문 때 한 번 클릭으로 주문처리되는 기능과 실질 수익률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보여주는 '예상수익률 자동계산서비스', 간편하게 종목을 검색할 수 있는 '이지 파인더 서비스' 등이 유용하다. '시간대별 투자자 매매추이'도 데이 트레이더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일반 투자자들은 HTS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상장사 정보를 분석한 다음에 매매하는 것이 좋다. 과거 10년 동안 데이터를 활용해 종목별로 매매 적중률이 가장 높은 기술적 지표를 찾아 실시간으로 매수와 매도가격, 손절매 시점을 제시해 주는 '지표변수 최적화 서비스'와 종목의 과거 주가 흐름을 통해 향후 주가 방향을 분석하는 전략차트 서비스 등을 이용할만 하다. 외국인·기관, 프로그램, 자사주 등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하나의 화면에 입체적으로 비교 분석해 매매시점을 포착하는 '매매동향 입체분석서비스'와 '창구별 매매동향 서비스'도 요긴하다.
◆차세대 HTS은 유비쿼터스 환경에 적응
차세대 HTS은 인터넷의 한계를 극복한다. 대신증권은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상태) 환경에서 주식거래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디지털방송과 DMB, 와이브로 등을 통한 주식거래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고객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주식거래를 할 수 있으려면 다양한 채널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과 현대증권, 동부증권은 이번 달 MSN메신저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증권탭'을 개통해 주목을 받았다. 기존의 MSN메신저의 증권탭에서는 시세조회와 시장동향 조회만 가능하지만, 차세대 윈도 버전인 윈도 라이브 메신저를 사용할 경우에는 별도의 HTS을 깔지 않고서도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직장인 등이 생업을 등한시하면서 주식에 빠져드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는 전문가들은 개인이 HTS을 설치하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CJ투자증권 대구지점 홍영기 증권지점장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직장인 고객들이 HTS을 설치해 달라는 이야기를 할 경우 장기·간접투자 위주로 컨설팅을 해주고, 평상시에는 생업에 열중할 것을 당부한다."면서 "HTS을 컴퓨터에 깔아 놓으면 자꾸 주식상황에 관심이 가 일상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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