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민영기업의 천국 저장성] "심청전은 닝보서 왔다"

중국에도 심청(沈淸) 이야기가 있다. 저장성 닝보 앞바다에 위치한 조우산(舟山) 시는 심청원(沈淸園)을 건립하기로 했다. 조우산 시는 "중국과 한국의 수천 년에 걸친 문화자산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우호문화공원을 조성하겠다."면서 그 첫 사업으로 심청원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조우산 시에는 션쟈먼(沈家門)이라는 작은 항구마을이 있다. 바로 심청전에 나오는 심국공(沈國公)의 후손들이 사는 마을이다.

중국의 심청 고사는 한국의 심청전과 똑같다. 이곳 사람들은 중국의 '심청 이야기'가 '심청전'의 원형설화라고 말한다.

중국 심청 이야기에서 심청의 본명은 원홍장이고 심청의 아버지는 원량이다. 원량은 부처님을 위해 딸을 시주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진(晉)나라 왕 심국공에게 팔려갔으며 그후 그의 부인이 돼 심청으로 개명했다.

이런 주요 내용은 한국 심청전의 원형으로 인정되고 있는 '관음사 사적기'와 100% 똑같다. 관음사 사적기 역시 충청도 땅에 원량이 딸 홍장과 살고 있었는데 원량이 딸을 스님에게 시주했고 그 딸이 나중에 진나라 황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심청전이 세계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근원설화를 채용했다고 보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나 똑같다. 심국공은 당시 회계국(조우산열도 일대)의 제후였다. 이 곳에 '션쟈먼'이 있는 것도 우연의 일치치고는 이상하다. 심청을 공양미 300석에 사간 것도 중국 상인들이었다.

고대로부터 닝보와 벽란도로 이어지는 바닷길을 통해 이어진 한·중 간의 교류가 빚어낸 이야기가 심청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우산 시가 세울 심청원은 한국식과 중국식을 혼합한 양식이라고 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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