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수(淨水)과정을 거친 수돗물에서 원수(原水)보다 더 많은 퍼클로레이트가 검출될까?"
91년 페놀 사태 이후 대구시가 거액을 들여 갖춘 수돗물 정수시설은 세계적 수준. 낙동강에서 원수를 취수, 수돗물로 만드는 데 오존살균 및 활성탄 흡착, 염소처리 등 선진국에 버금가는 정수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번 퍼클로레이트 사태에서는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원수보다 정수과정을 거친 수돗물에서 되레 퍼클로레이트 검출농도가 높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6일 경우 낙동강 수계인 강정취수장에서 채수한 원수의 퍼클로레이트는 7.2㎍/ℓ였으나 두류정수장에서 정수된 수돗물의 퍼클로레이트 농도는 8.6㎍/ℓ로 높아졌다. 같은 날 매곡정수장도 매곡취수장 원수 퍼클로레이트 농도 7.4㎍/ℓ보다 수돗물이 8.3㎍/ℓ로 더 많이 검출됐다. 이에 앞서 7일 두류, 매곡정수장에서 정수된 수돗물이 취수장 원수보다 퍼클로레이트 농도가 높았다.
이처럼 세계적 수준이라는 대구시의 정수과정을 거쳤는데도 퍼클로레이트가 원수보다 수돗물에서 더 많이 검출됨에 따라 대구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상수도본부는 기존 원수에 있던 퍼클로레이트가 정수과정서 활성탄에 흡착돼 있다가 추후 정수과정에서 떨어져 수돗물에 다시 흘러들어가면서 나중에 들어온 퍼클로레이트와 합쳐지는 바람에 원수보다 정수된 수돗물의 퍼클로레이트 농도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돗물의 냄새를 없애려 염소처리하는 과정에서 과염소산 이온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부산물로 생성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 상수도본부 측은 "추정은 가능하나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상수도본부 측은 10억분의 1이 측정 단위인 퍼클로레이트가 원수보다 정수된 수돗물에서 1㎍/ℓ정도가 더 나왔다고 하는 것은 산술적 수치 외엔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수된 수돗물에서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나왔다는 사실과 현재 대구시가 갖춘 수돗물 정수기술로는 원수에 섞인 퍼클로레이트를 정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는 점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상수도본부는 "현재로서는 퍼클로레이트가 함유된 오염물질을 낙동강 수계에 내놓는 오염원을 찾아 없애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지난달 부산의 한 대학교수가 퍼클로레이트의 존재 및 인체유해성을 처음 제기하기 전까지 상수도본부는 퍼클로레이트의 수돗물 검출 여부를 단 한 번도 검사하지 않아 수돗물을 식수로 하는 대구시민들로서는 퍼클로레이트와 같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황. 수질검사에서 검출되지 않았을 뿐 어떤 인체 유해물질을 마시는지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상수도본부는 "퍼클로레이트가 미국 환경보호청 권고기준보다 낮다."고 주장하지만 인체 축적 여부 등에 대해선 아직 의학적 결론이 나오지 않아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따라서 퍼클로레이트와 같은 인체에 유해한'신종물질'을 하루빨리 먹는 물 법적항목 및 감시항목에 포함시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수시설 강화, 오염물질 배출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엄중처벌 등을 통해 환경부와 대구시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대구시 경우엔 먹는 물 법적항목(55개) 외에 자체 감시항목 75개를 추가 모두 130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하고 있으나 퍼클로레이트는 빠져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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