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계곡에 물놀이를 다녀왔던 김연희(36·여·대구 달서구 도원동) 씨는 배가 아파 밤새도록 칭얼대는 둘째 아이를 달래느라 밤을 새웠다. 김 씨는 "밤새도록 설사를 하며 토하는데다 열이 나 우는 아이를 어루만지며 같이 엉엉 울었다."며 "아침 일찍 병원에 가 진찰을 받았더니 의사가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며칠 쉬고나면 괜찮을 거라고 말해 안심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길고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 철이 되면서 감기 증상과 함께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는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면역력과 소화 계통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대구시내 소아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에 쏟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 ㅅ소아과의 경우 1일 하루 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 중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가 70%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 병원 정혜영 원장은 "지난 주말부터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1일부터 열감기를 동반한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아이들이 물놀이 등으로 체력을 많이 소모한 상태에서 덥다고 찬 음식을 많이 먹고, 에어컨 등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구 달서구 ㅎ아동병원에도 최근 장염환자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이 곳의 김종환 원장은 "장마가 지나간 뒤 최근 들어 부쩍 장염환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일교차가 심하고 날씨가 더워 소화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여름철에는 찬 음식과 음료 등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장염이 활개를 띤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대변에 있는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와 장에 침범하는 것인 만큼 외출 후 손발 씻기, 양치질과 무리한 운동을 삼갈 것을 의사들은 당부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류성열 전문의는 "덥다고 찬 음식과 음료를 자주 마시거나 에어컨을 장시간 쐬는 것은 좋지 않다."며 "외출 후에 항상 깨끗이 씻고 음식은 익혀서,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건강한 여름나기 비법"이라고 진단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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