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발전을 위한 국비확보 및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대구시가 대기업인 삼성그룹의 '인맥관리' 벤치마킹에 나섰다.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앞세워 치밀하고 지속적으로 사람과 조직을 관리하는 삼성을 모델로 삼아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적(人的)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 이 같은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중앙부처로부터 지역사업과 관련된 예산을 따오고 현안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대구시의 복안이다.
대구시가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은 대구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국가 예산 및 사업을 결정·집행하는 중앙부처를 상대로 한 우호적인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급선무라는 김범일 시장의 판단 때문.
그동안 시는 예산편성 시기가 닥치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만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달려가고 정치권 인사를 동원한'압력넣기'에 치중한 결과, 대구 발전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본청 직원 1천100여 명에게 '개인적 유대관계가 있는 중앙공무원'이란 공문을 보내 소속, 직위, 성명, 연락처 등을 적어내도록 했다. 중앙공무원은 5급 사무관 이상으로 정했으며 시청 직원들은 한 사람당 적게는 1~2명, 많게는 수십 명의 명단을 적어내고 있다.
명단에는 학교 동창이나 지역 선·후배는 물론 친인척까지 망라돼 있으며 나중에 집계가 되면 수천 명에 이를 것이란 게 시의 전망.
시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우선적으로'인재 뱅크'를 만들고 나아가 시 공무원 및 지역인사들을 통해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연결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시장 이하 모든 공무원들이 평소에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고위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인적 네트워크의 힘은 때때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며 "시장이 이들 공무원들에게 평소에 안부전화를 하는 등 관심을 보인다면 국비 확보 및 현안사업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대구시가 중앙부처에 10억 원의 국비지원을 요청한 한 사업의 경우, 담당 공무원이 예산에 전혀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대구시가 다양한 인맥을 통해 설득한 결과 20억 원이 책정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계속사업은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이 당초 책정된 예산보다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결정했으나 이 같은 방법으로 설득해 당초대로 반영시키는 수확을 얻었다는 것.
시는 중앙부처와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활용에 힘을 쏟고 점차 정계·경제계·학계·언론계 등 사회 각계 인물들과도 연결인맥을 갖출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잘 갖춘 인적 네트워크는 중앙부처 공무원들 설득 과정에서 훌륭한'나침반'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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