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혹 못 씻은 채 물러난 김 교육부총리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결국 辭意(사의)를 표명했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모양이다. 사실 어제 '청문회' 이후 여론은 더 나빠졌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논문 표절을 포함한 의혹 어느 하나 시원하게 밝혀진 것 없이 김 부총리의 强辯(강변)을 되풀이 듣는 짜증스런 자리였다. 여야 의원 질문은 언론 보도 내용을 재탕 삼탕하는 형편없는 수준이었지만 그의 답변도 구구한 변명으로 일관해 의혹을 씻어내지 못했다. 따라서 김 부총리의 도덕성과 학자적 양심에는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김 부총리는 논문의 중복 게재와 관련해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소 논문집은 외부 논문을 다시 싣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어제도 거듭 주장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중복 게재는 그가 학자적 양심을 의심받는 핵심적 의혹 사항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그의 논문이 실린 '사회과학연구' 제12호는 중복 게재 금지를 분명하게 못 박고 있다.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논란까지 새로 불거진 것이다.

제자의 논문 표절 시비도 여전한 의혹 거리다. 그는 "(자신이) 먼저 논문을 발표해 표절이 아니다"는 일관된 주장을 폈다. 하지만 논문 인용 데이터를 같이 썼다는 점에서 볼 때, 제자가 박사 학위로 준비 중인 주제를 미리 이용했거나, 제자가 자신 것을 베꼈는데도 논문을 통과시켰거나 어느 하나는 인정해야 아귀가 맞는 것 아닌가. 단지 논문 발표의 時點(시점)만 가지고 사실 관계를 규명했다고 우길 수는 없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유일하게 시인하는 BK21 실적 부풀리기 하나만으로도 그는 교육부 수장이 지녀야 할 고도의 도덕성에 흠결이 있었다. 성북구청장 박사 학위 '거래 의혹' 역시 아직도 많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사퇴는 晩時之歎(만시지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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